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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보고시대] 한국의 해양연구 해양과학기지

태평양 동남쪽 2,000 ㎞ 떨어진 공해는 또 다른 우리의 바다다. 끝간데 없이 펼쳐져 일렁이는 파도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태평양 일부가 서쪽에서 온 새로운 정복자인 장보고 장군의 후예에 서서히 길들여지고 있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기쁜 일.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되고 그를 불러줄 주인을 얻는다는 뜻이다.남한 넓이의 1.5배 크기인 15만㎦의 이 공해는 유엔이 우리에게 망간단괴선행투자가 광구로 인정해준 곳이다. 우리 해양연구진들의 손에 의해 이 바다는 지난 89년부터 인간에 유용한 곳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태평양을 향해 열려있는 연안국가인 우리나라는 해양개발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할해역이 국토면적의 4.5배에 이르는데다 3,200여개 도서, 11,532㎞의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해양연구및 개발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체로 해운· 조선·항만건설분야 기술은 높지만 첨단 해양기술분야는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연구인력도 부족했고 연구예산도 모자랐으며 연구영역도 연근해가 전부였다. 바다의 중요성을 1,000여년동안 잊어온 탓이다. 유엔으로부터 선행투자가 인정은 이같은 우리의 해양개발 자세에 중대한 분수령이 됐다. 90년대 들어 우리의 시야는 널디넓은 바다로, 깊디깊은 해저로 뻗게 됐다. 해양광물자원 개발연구는 그중에도 괄목할 발전을 보여왔다. 해양연구소의 심해저자원연구센터가 주관이 돼 관련 연구소, 현대 등 32개 기업, 서울대 등 산학연(産學硏) 입체 작전을 진행중이다. 한국이 유엔으로부터 망관단괴 선행투자가 인정을 받은 것은 지난 94년. 인도,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다. 앞서 89년부터 본격적인 심해저 탐사를 통해 이 곳을 노려왔다. 착실한 준비를 통해 최종적으로 7.5만㎦ 해역을 할당받겠다는 목표다. 이 연구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다. 국제협약에 따라 우리나라는 절반인 7.5㎦의 해역을 확정받는다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망간단괴(덩어리)는 1억6,800만톤으로 1,300억달러어치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채산성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400억달러(42조원)를 뽑을 수 있고 2010년께 연간 10억달러이상 수입대체효과도 기대된다. 더욱이 망관단괴에는 망간은 물론 니켈 1.2%, 구리 1.1%, 코발트 0.2% 등 4대 전략자원이 모두 다 함유돼 있다. 2002년까지 정밀탐사를 거쳐 광구를 최종 할당받아 2005년이후 상업생산을 위한 시설투자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97년까지 51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총 630억원만 투자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해양연구소의 판단이다. 물론 해저광물개발부분만이 우리나라 해양연구의 전부는 아니다. 해양과 관련한 기본적인 연구를 중점으로 한 공통기반기술연구, 해양생물의 자원화를 위한 해양생물자원개발연구, 해중공원 개발등 해양공간자원 개발기술, 해양생태계 유지를 위한 해양환경보전기술, 심해탐사기술 등 해양기기 및 관측기술개발, 남극기지 건설 등 극지과학연구등도 중요한 연구분야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를 위한 투자가 오는 2000년이후로 잡혀 있다. 이마저 국내총생산(GDP)의 0.1%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0.04%에 불과한 실정이다. ◆해양과학기지= 남한 면적의 62배, 연평균 기온 영하 23도, 평균 얼음두께 2,160M. 지구전체 면적의 9%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 남극의 이력서다. 혹독한 자연조건으로 인간의 손길을 거부했던 남극이 한국인들에 의해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남극을 연구하는 한국의 세종기지가 세워진 것은 지난 88년. 세종기지는 이제 18개국이 운영하는 35개 남극 상주기지 가운데 우수한 과학기지로 자림매김하고 있다. 세종기지는 서남극의 킹조지섬 남서쪽 바른반도에 있다. 킹조지섬은 제주도 보다 조금 작은 섬으로 연평균 기온은 비교적 따뜻한 영하 3도. 이 곳에서 15명의 우리 대원들은 1년동안 상주하며 오존량변화, 대기권의 온도, 기상관측 등의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매년 40명의 하계연구대가 파견돼 남극의 광물자원, 해저지질 등을 연구한다. 아직은 「장님 코끼리 더듬는 수준」의 연구지만 남극의 막대한 광물자원과 생물자원 개발을 대비한 기초자료를 확보한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다. 남극은 대륙동해안에서는 석유자원과 석탄, 철, 구리, 우라늄 등이 상당량 매장돼 있으며 연간 최대 2억톤까지 채취할 수 있는 크릴새우 등 수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남극세종기지 지구 반대편인 우리 앞바다에서는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1차로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 서남쪽 152KM에 위치한 수중암초에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완공된다. 총사업비 224억여원이 투입되는 이어도기지는 헬기착륙장을 구비한 235평 규모. 세계 최초로 2층 철골자켓구조 형태로 설치된다. 이어도 기지는 해양관측, 기상 및 어장예보, 해난재해방지 등 해양과학전진기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어도기지가 설치되는 곳은 태풍의 주요 경로다. 이 곳을 통과한 태풍은 10시간 정도면 우리 남해안에 상륙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이어도 기지에서 미리 태풍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경우 재난방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이어도기지와 같은 해양과학기지를 서해와 동해에도 설치, 한반도 3면의 바다를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주용·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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