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난 7월 여행수지가 7년 만에 최대 적자를 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41개월째 이어졌지만 '불황형 흑자' 구조가 더 뚜렷해졌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1억1,000만달러로 전월(121억1,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전년(78억8,000만달러)보다는 28.3%(22억3,000만달러) 늘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24억3,000만달러다.
2012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41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지면서 최장 흑자 기록도 바뀌었다. 종전 기록은 1986년 6월부터 1989년 7월까지 38개월이다. 다만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나쁜 신호로 해석된다. 7월 수출은 482억달러로 전월 대비 10.4% 감소했고 수입은 373억5,000만달러로 20.6%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08억6,000만달러다.
서비스수지는 19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월(25억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여행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2008년 7월(16억5,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5월 4억1,000만달러 △6월 10억4,000만달러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8~9월에도 여행수지 적자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수입 감소에 따라 12억8,000만달러로 전월(17억8,000만달러)보다 줄었고 이전소득수지는 1억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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