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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1,000P 저항선 뚫을까 주목

이번 주 뉴욕 월가의 관심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몰려 있다. FRB의 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15일에 열리는데, 월가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또다시 0.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뉴욕 증시는 지난주말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고, 실업자수도 많게 나와 경기침체의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불구,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달아올랐다. 증권시장에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이름이 난무하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내릴 것인지 하는 얘기로 가득 찼다. 그러나 블루칩 30개 지수인 다우존스지수는 1년 여 동안 깨지 못한 1만1,000 포인트의 강력한 저항선까지 근접했기 때문에 더 이상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증시 사람들은 보고 있다. 만일 이 저항선을 넘을 경우 주식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의지해서 자산을 보전받으려 한다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의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30% 이상 회복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에 비해 FRB의 금리인하로 증시 주변의 유동성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그 돈이 결국 하락 폭이 큰 기술주로 몰려갈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 증시는 지난 주 다우지수가 1.3%, 나스닥 지수가 5.6% 상승,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경기침체 가능성 확대 지난 4일 뉴욕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에는 재미있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고용지표가 월가의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 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고객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이 때가 뉴욕증시가 개장한 오전 9시 30분이었다. 내용인 즉,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인버그의 e메일은 메릴린치의 공식 견해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폭락했다. 한시간 뒤 스타인버그는 두번째 e메일을 보내면서 "좀더 심사숙고한 결과 지금 이 시점에서 경기침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한시간 전의 내용을 번복했다. 뉴욕 주가도 서서히 방향을 바꿔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154포인트(1.5%), 나스닥지수는 45 포인트(2.1%) 폭등한 채 마감했다. 뉴욕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중에는 모건스탠리의 스티브 로치가 소수파로 경기침체론을 주장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메릴린치의 스타인버그마저 가세한다면 월가의 분위기가 바뀔 것이 분명했다. 그 직전에 메릴린치가 한발 물러섰지만, 경제에 대한 전망을 그 동안의 낙관론에서 경계론으로 바꾼 것만을 사실이다. 일주일 전에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로 낙관론에 빠져 있던 뉴욕 증시의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은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였다. 4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4.5%로, 월가의 예상치였던 4.4%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지난해 10월 3.9%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2년반만의 최고수준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4월중에는 일자리수가 22만3,000개 줄었는데, 이는 91년 2월 25만9,000명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월가 예측기관들은 실업률은 높아지더라도 2,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메릴린치의 스타인버그는 이날 세번째 e메일을 보내 자신의 혼선을 해명하면서 "두달 이상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기 이외에는 없었다"면서 "다음달 고용지표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오자 월가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2주전에 딜러들을 상대로 조사했을 때 33%만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답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39%로 올라갔다. ◇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 미국의 고용시장이 급속하게 악화되자 오는 15일 FRB의 금리인하 폭이 0.5%포인트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2주전에 조사했을 때 월가 이코노미스트 25명중 15명만이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고용지표 발표후 조사에서는 25명중 24명이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FRB가 지난 4월 예상을 뒤엎고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정기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폭이 낮아질 것으로 보던 사람들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예상하게 된 것이다.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를 비롯, 상승 추세에 있다. 달러는 지난 주 유로에 대해 0.3%, 엔에 대해서는 2.4% 각각 하락했다. 미국 경제 둔화가 지속되고, FRB의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을 전제로, 국가간 금리차 확대에 의한 달러 약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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