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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청산, 현실화되나
입력2004-12-30 03:23:08
수정
2004.12.30 03:23:08
고위급 심야 협상서도 의견일치 못해
LG카드 자본확충을 둘러싼 채권단과 LG그룹의 줄다리기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극한 상황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29일 LG그룹이 법률.회계법인에 의뢰한 결과를 토대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양 측은 이날 밤에 열린 고위급 심야 협상에서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양 측의 최고위급 협상이 이날 밤 개최될 예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상당히 의견접근을 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그룹-채권단, 최소 4천100억원 차이 LG그룹이 법률·회계법인에 의뢰해 제시한 두 가지 방안에 따르면 LG그룹이 출자할 수 있는 규모는 최대 2천643억원이다.
이는 2안에 나와 있는 것으로 먼저 채권단이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천717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총 증자액 1조2천억원중 채권단이 2천717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남은 9천183억원중 2천399억원~2천643억원을 LG그룹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LG그룹은 5천억원을 후순위채로 전환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1안에 따르면 1조2천억원중 채권단이 1조152억원~1조200억원을, LG그룹이 1천800억원~1천848억원을 부담하도록 돼 있어 2안보다 LG그룹의 출자 규모는 줄어든다.
어떤 방안에 따르더라도 LG그룹이 출자전환하는 규모는 최대 2천600억원수준이어서 채권단이 마지막으로 수정제안했던 6천700억원과는 최소 4천100억원의 차이가나는 셈이다.
◆채권단, 일단 반박 뒤 심야협상 시도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LG그룹의 제안에 대해 1시간이상 회의하는 절차를 밟은 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이같은 입장을 밝힌 뒤 불과 3시간 뒤에 LG그룹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대타협을 시도했다.
산업은행의 이윤우 부총재와 LG그룹 강유식 부회장이 만났으며 유지창 총재와구본무 회장이 만나는 자리도 준비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재와 강 부회장의 회동이 성과없이 끝나는 바람에 유 총재와 구 회장의회동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만날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는 사실은 양 측이겉으로는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수준에서 의견 접근을 본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여태까지 협상의 전면에 나서 있는 나종규 이사가 언론 브리핑을 전담했으나, 이날 오후 LG측 제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공표하는 형식은 나 이사의 '입'이 아닌 다른 경로를 활용했다는 사실도 강한 부정이 단지 '할리우드 액션'에 지나지 않았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LG카드 청산 수순 들어가나 양 측의 심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LG카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애초 채권단은 LG그룹이 '수용할만한 수준의' 증자 참여를 이날까지 밝히지 않으면 LG카드는 자동으로 청산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당장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이 LG카드의 신용등급을 3단계나 낮출 것으로 보여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요구와 기업어음의 만기 연장어려움 등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고 채권단은 주장했다.
그러나 LG카드가 청산으로 갈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
채권단이 LG그룹과 적극적인 타협을 모색하고 있는데다 채권단이 정부에 중재를정식으로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가 금융시장과 국민경제 안정을 이유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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