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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가족시네마' 인류기본 가족 소중함 일깨워

해체된 가족이 다시 모인다.이벤트회사의 여직원 모토미는 어느날 퇴근길에 자기 집앞에 모여있는 낮선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들이 흩어져 산지 20년이나 지난 가족들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란다. 게다가 자신의 생일파티를 중심으로 가족사를 담겠다는 영화팀이 몰려오자 기절초풍할 지경. 포르노배우로서의 삶에서 탈출하고자 자기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찍자고 제안한 둘째딸 요코(마츠다 이치호), 자폐증상을 보이는 외아들 가즈키(나카지마 시노부), 그리고 아버지 하야시 소지(양석일)와 어머니 기요코(이사야마 히로코)가 한자리에 모였다.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품을 박철수 감독이 화면에 옮긴 「가족 시네마」는 완전 일본어로 녹음됐다. 어차피 가족이라는 인류 공동의 화두를 문제삼았기에 언어가 갖는 거추장스런 자폐증을 던져버린 것이다. 주인공 모토미 역을 맡은 유애리가 유미리의 동생이라는 점도 화제거리지만, 아버지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배우가 역시 재일동포 작가인 양석일이라는 대목도 참으로 흥미롭다. 원작자 유미리의 자전적인 소설 「가족 시네마」는 일본이란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한국인의 이민세대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부부싸움을 할 때면 저절로 한국말 욕이 튀어나오는 1세대와, 완전히 일본화했지만 뿌리가 부실한 2세대는 일본형 가족과 한국형 가족의 절묘한 부조화 속에서 쉴새없이 갈등한다. 그러나 영화 한편을 찍기 위해 20여년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의 이야기는 대지를 벗어나 허공을 부유하는 씨앗의 운명을 보여준다. 박철수 감독은 그들의 일상적인 그러나 비범한 이야기를 핸드 핼드 카메라로 잡아냈다. 한국과 일본의 배우와 스탭들은 한달간 합숙을 하면서 가족 아닌 가족애를 맛보면서. 영화를 찍던 모토미 일가는 함께 온천욕을 하면서 화해의 무대를 연출한다. 미움과 거짓을 모두 뜨거운 물에 씻어내면서 그들은 새로운 만남에 설레임을 느끼기도 한다. 위트가 넘치고 정감이 물씬 풍기는 영화 「가족 시네마」는 28일 전국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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