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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증설 선별적 허용, 형평성 논란불러

■ 수도권 규제완화 혼선…기업만 피해 우려<br>非수도권 지자체들 거명 기업에 강한 반감 표시<br>검토대상 아닌곳도 잘못 언급 "정부때문에 골병" <br>대선정국 들어가면 쟁점화…불확실성 더 커질듯


수도권 규제 완화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11월을 목표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4개 대기업 공장 증설이 이 같은 문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연말 이후 대선정국으로 넘어가면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증설을 요청한 기업의 이름을 노출하고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식의 표현을 함으로써 자칫 혼선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업들도 정부에서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 ‘형평성’ 논란=경제 총괄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의 4개 기업이 요청한 공장 증설을 가능한 한 11월까지 검토해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 4개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와 달리 증설 규모가 크지 않아 지역균형발전정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재경부가 한발 앞서 나갔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28일 재경부가 발표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이 ‘앙꼬 빠진 선물세트’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도 정부를 급하게 만든 한 요인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산업자원부가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정부 부처간 갈등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재경부보다 기업 사정에 밝고 수도권 공장 증설 허용에도 적극적인 산자부지만 정부 정책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돼 불가피했다. 산자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에 수백개의 공장이 있는데 4개 기업만 증설을 허용해주면 다른 업체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면서 “선별 구제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애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앞장서 혼란 자초=산자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내 공장 증설 수요 및 애로사항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정책의 형평성을 기할 수 있지만 팬택ㆍ현대제철ㆍ한미약품 등 4개 기업 이외에 공장 증설을 요구하는 신규 기업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수도권 규제완화 대상을 확대하면 지방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LG필립스LCD의 파주 공장 허용도 지방의 반발과 이에 따른 정치적 고려로 2~3차례 이상 연기된 바 있다. 경북 구미시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도권 공장규제를 완화해 지방에 돌아갈 투자를 또 빼앗는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연말쯤 조사와 검토가 마무리되더라도 대선 등 정치일정이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해 그 결론은 매우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단순하지 않은데 재경부가 앞서가면서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산자부가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만 피해볼 수도=KCC가 공장증설 허용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KCC는 허탈해하고 있다. KCC 측은 “증설 부지가 자연보전권역이어서 검토 대상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아니다’고 해명할 처지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KCC 대신 검토 대상으로 확인된 기업은 “실명은 물론 이니셜이나 업종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미 팬택ㆍ현대제철 등이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이들 기업이 수도권 이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강한 반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부처간 정책혼선과 정치논리에 따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만 골병이 들고 있다 며 “이 와중에 개별기업의 경제단체에 대한 신뢰도마저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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