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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풍향계] 회사채시장 '꽁꽁'… 당국 대책필요


회사채가 바닥나고 있다. 공모시장에서의 발행이 줄어들면서 거래마저 얼어붙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공모회사채는 월평균 1조2,000억원의 발행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월평균 2조원이 발행된 것과 비교하면 40%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공모회사채 발행이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사모사채 시장의 활성화 때문이다. 기업들이 공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신 은행을 통해 대출 성격의 사모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은 8월까지 기업대출을 24조9,000억원 늘렸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대출이 26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대기업에 대출은 오히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왜 대기업 대출이 줄어들었을까.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다. 같은 기간 은행들은 기업을 상대로 11조2,000억원의 사모사채를 늘렸다. 이들 사모사채의 대부분이 대기업의 대출을 대체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동시에 대기업을 상대로 사모사채 인수를 통해 실질적인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사모사채는 공모회사채와 달리 발행절차상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제반 비용을 포함한 조달금리에 있어서도 공모회사채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굳이 공모시장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 제도정비의 허점을 틈타 사모사채 시장규모가 급팽창하면서 상대적으로 공모회사채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회사채 공모시장의 발행감소가 거래위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8월까지 월평균 거래량은 2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조9,000억원에 비하면 47%나 줄어들었다. 최근 7월과 8월에는 거래가 평균 1조4,00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사모사채는 발행기업과 은행간의 일대일 거래로서 이해관계자가 상당히 제한적인 반면 공모회사채는 발행기업, 신용평가사, 주간증권사 그리고 불특정다수인 투자자 등의 다자간 거래다. 또 파생적으로 또다른 거래를 유발하기 때문에 생산효과가 사모사채에 비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공모회사채 시장의 위축은 생산효과가 상당히 줄어들게 되어 그 심각성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제 공모회사채 시장의 위기를 시장의 자정능력에만 맡기기 보다는 금융당국의 신속하고도 적절한 정책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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