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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채물결속 '봄의 왈츠' 한창

봄은 무엇을 타고 오는 걸까. 초록으로 물든 마늘밭·보리밭일까. 아니면 부드럽게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봄바람일까. 또 아니면 쑥·달래 등 입맛을 돋궈주는 나물들의 향긋한 내음일까. 그도저도 아니면 노출이 시작된 젊은 여성들의 옷차림새일까…. 모두 좋지만 봄은 아무래도 꽃소식에서 시작한다. 복수초, 동백꽃, 매화꽃, 철쭉으로 이어지는 화신(花信)은 봄 그 자체이다.제주의 봄은 노랗게 꽃망울을 터뜨린 유채꽃이 전해온다. 2월 하순 제주도 남쪽 송악산에서 피어난 유채꽃은 산방산을 거쳐 지금 성산과 신양 일대에도 와 있다. 일출봉을 저만치 두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유채꽃. 관광객들은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유채밭에서 사진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가끔 대낮에 입맞춤도 서슴치않는 신혼여행객들. 그들의 웃음이 유채꽃보다 더 환하다. 조금 위, 동쪽에 「섬 속의 섬」으로 불리는 우도(牛島)가 있다. 성산포에서 뱃길로 15분 거리. 제주도 본섬보다 더 「제주스러운」 섬으로 3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 우도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우도봉의 잔디 물결에도, 에메랄드빛의 산호해수욕장에도 봄물이 완연하다. 『육지 사람들은 제주도로 휴가여행을 오지만 제주 사람들은 우도로 간다』는 말이 있다. 초가마다 둘러싼 울담, 밭과 밭을 나눠주는 밭담 등은 제주의 옛모습 그대로다. 면적은 6.5㎢로 여의도의 두배 정도로 주민은 1,600여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해녀는 460여명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많다. 우도를 일컬어 「주야천지 전후동서」라는 말이 있다. 낮과 밤, 하늘과 땅, 동과 서, 모두가 아름답다는 뜻이다. 우도에는 한가롭고도 평화스런 자연, 초원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현무암의 까만 돌담, 아름다운 해변 등 섬의 모든 매력이 숨어있다. 본디 우도라는 이름은 소가 물위에 누워있는 듯한 섬 모습에서 따온 것. 섬 관광도 소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우도봉(132M)에서 시작한다. 우도봉에 오르면 온통 초록으로 물든 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프스의 초원처럼 우도봉을 뒤덮고 있는 200여M 길이의 잔디밭은 지금은 누렇지만 3월말이면 황홀한 초록빛 물결을 이룬다. 「서빈백사」라 불리는 우도해수욕장은 우도 경치의 백미. 국내는 물론 동양에서도 유일한 산호 해수욕장이다. 괌이나 사이판처럼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옥색, 하늘색, 파란색, 에메랄드빛으로 물색이 바뀐다. 산호가 잘게 무서져 만들어진 모래마저 푸른빛을 띤다. 간혹 신혼여행객들이 기념으로 산호 모래를 한주먹씩 들고가는 바람에 가이드들이 이를 막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또 열대의 정취를 풍겨 CF 광고에도 나온 하고수동해수욕장,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검은모래로 이뤄진 검멀래 해안 등도 유명하다. 이밖에 고래가 숨어살만큼 크다고 해서 붙여진 「동안경굴」에는 지난해 8월 200여명이 모여 동굴음악축제를 개최한 적이 있다. 성산포에서 아침 9시부터 1시간마다 여객선이 출발한다. 문의 성산포 선착장 (064)782-5671 성산포에서 나온 발길은 다랑쉬오름 근처의 비자림으로 이어진다. 500~810년 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단순림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비자림 군락지이다. 숲속 오솔길을 따라 고적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데 소설가 김동리씨가 생전에 이곳을 자주 찾아 사색에 빠지곤했다고 한다. 숲속 중앙에는 813년이나 묵은 제주 최고령목이 있는데 높이 25M, 둘레 6M에 달한다. 지난 1월1일에는 「새천년 비자목」으로 선정되었다. 문의 (064)783-3857 ◇여행상품= 제주는 세계적으로 드문 고급 휴양지. 문화와 자연, 리조트 시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용두암, 중관관광단지, 오름, 주상절리 등 관광지가 끝없이 펼쳐지지만 봄에는 성산 유채꽃~우도~비자림을 하루 코스로 돌아볼만하다. 현재 대장정여행사가 이 코스와 더불어 승마, 골프 등을 엮은 여행 상품을 판매중이다. 천지연폭포, 주상절리, 여미지 등도 관광한다. 문의 (02)3481-4242 /글·사진(제주)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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