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채권 투자 패턴 극과극

연 3~4% 수익 만족 '안정 지향형' vs 연 20% 베팅 '리스크 감수형'

금리 3.3% 제공 '특별한 RP' 65주 연속 완판

19%대 수익률 기대 현대상선 회사채도 인기


저금리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채권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양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는 '시중금리+α'에 만족하며 연 3~4%의 수준의 안전한 채권 상품에 돈을 넣는 반면 공격적인 투자자는 리스크를 감수하며 최대 연 20%의 수익을 노리고 고금리 채권에 베팅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이 매주 100억원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는 '특별한 RP(환매조건부채권)'가 지난주 기준으로 65주 연속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RP란 금융사가 국공채·우량채 등을 담보로 발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들에게 파는 채권을 말한다. '특별한 RP'의 경우 3개월 만기로 신규 고객만 가입할 수 있으며 금리는 연 3.3% 수준이다.

KDB대우증권의 '특별한 매칭 RP'도 인기다. '특별한 매칭 RP'는 3개월 만기로 대우증권에서 추천한 상품을 매수하거나 타사의 유가증권을 대우증권으로 이전하는 고객이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연 4.0%다. 매달 500억원 규모로 선착순 모집하고 있는데 연초 이후 1,615억원이 판매됐다.

김경식 KDB대우증권 상품개발팀장은 "RP는 발행 증권사의 신용이 중요한데 대우증권은 업계 최고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금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금리도 시중금리보다 1~1.5%포인트 높아 안정적으로 여유자금을 굴리려는 개인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 3~4% 수준의 금리를 주는 전자단기사채도 개인 투자자들의 워너비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단채는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고 종이와 같은 실물 없이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판매를 하기 시작했는데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보로 발행된 자산유동화 전단채(ABSTB)가 대부분이다. 전단채가 인기를 끄는 것은 만기가 3개월 수준으로 짧고 시중금리를 초과하는 수익을 지급하는데다 전단채를 인수한 증권사가 '매입 확약'이나 '매입 약정' 조항을 통해 사실상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연초 이후 리테일로만 6,548억원치를 팔았으며 대우증권의 연초 이후 판매액도 4,060억원에 이른다.

반면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는 연 3~4% 수준의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장내채권시장을 찾아 고수익 회사채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 177-2 회사채는 장내채권시장에서 지난달 24일 하루에만 13억3,000억원이 거래됐다. 현대상선 177-2 회사채는 만기인 2016년 7월까지 액면금액 1만원당 연 5.8%의 이자를 주는 채권인데 이날 대부분의 거래는 연이율로 환산하면 19.4%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7,600원대에 이뤄졌다. 최근 신용등급 강등과 재무 이슈가 불거지며 현대상선의 회사채 금리가 오르자(회사채 가격은 하락) 투기성 개인 자금이 몰린 것이다. 현대상선 177-2 회사채의 최근 1달 동안 27억원이 거래됐는데 이중 25억원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었다.

이 밖에 현대상선 180회 회사채도 연 13.7% 예상 수익률에 이달 7일 하루에만 2억3,390만원 거래됐으며 최근 재무구조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들도 연 8~9%의 고수익이 예상되자 개인 투자자 위주로 하루 평균 1억원가량 거래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맞아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잃을 수도 있는데도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무구조가 악화된 일부 대기업 계열사의 회사채 금리가 오르자 저금리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투기성 베팅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장내채권시장은 대개 거래량이 0원인 날도 많은 편인데 일부 취약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가 연 10~20% 수준까지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고 저금리 장기화로 채권시장 기대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채권 투자자들은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안정지향형'과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리스크 감수형' 부류로 나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