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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EU “무역갈등 풀자”
입력2003-05-01 00:00:00
수정
2003.05.01 00:00:00
장순욱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 갈등 완화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30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각료회담(4월 29~30)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모인 각국 통상대표들이 이라크전으로 인한 갈등이 세계 무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자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와 관련 “이라크전과 세계무역 자유화는 다른 문제”라면서“미국은 2004년 12월까지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 아젠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 역시 “도하개발 아젠다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농업보조금 문제와 관련 EU의 현 시스템을 개혁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BBC 방송은 양측이 이날 2시간 가량의 비공식 회담을 갖고 정치적 갈등이 무역 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자는 데 합의하고 이견에 대한 절충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농업보조금 협상 실패ㆍ이라크전 갈등으로 확산됐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가라 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WTO는 3월말까지 농산물 협상의 세부원칙에 합의하고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각료회의 전까지 각국별 이행계획서를 제출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3월말 농산물 협상이 결렬 되면서 양측간 대립이 첨예해졌고 전체적인 일정에 차질이 발생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이라크전을 놓고 미국과 EU간 갈등의 골이 깊어 지고, 또 양측 국민들이 상대방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예고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양측의 책임 있는 대표들이 세계 무역 자유화에 성실한 자세를 보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같은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둘 간의 갈등이 깊어질 경우 모두가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무역 자유화를 위해 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각료회담의 의장을 맡고 있는 뉴질랜드의 헬렌 클락 총리는 “현재의 협상분위기는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할 좋은 기회”라면서 “각국이 이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이견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점을 들어 아직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회담에 참석한 한 대표는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 유럽기업 참여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또 EU의 농업보조금 개혁에 관해 일부 회원국이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의 진행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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