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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제너럴'

평생 남의 재산 8,000억원 이상을 훔친 사람이 있는데, 그것도 부족해서 죽은 뒤에도 「사람의 마음」을 훔쳤다.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하면 칭찬을 받고 더 나아가 전설과 신화를 창출한다. 도둑이면 도둑, 경찰이면 경찰, 남자면 남자, 여자면 여자, 부자면 부자, 빈자면 빈자, 해가 뜨면 해, 달이 뜨면 달…. 그들은 모두 자기만의 삶을 살아간다.영화 「제너럴」은 도둑의 장군, 왕자를 그린 영화이다. 1994년 8월 어느날, 더블린 교외의 고급주택가에 하필이면 재즈 선율이 울리는데(물론 영화의 효과음악이다), 한 암살자가 나타나 희대의 도둑 마틴 카힐(브렌단 글리슨)의 목에 총알세례를 퍼붓는다.암살자는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추구하는 IRA 소속의 조직원. IRA의 응징을 받은 마틴 카힐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 「제너널」은 카힐의 평생을 추적하는 영화이다. 「엑스칼리버」를 만들었던 65세의 노장 존 부어맨이 제작·각본·감독 1인 3역을 한 「제너럴」은 자연채광의 도움을 받아 천연색으로 촬영하고 다시 흑백영화로도 만든 독특한 영화이다. 부어맨은 나이 65세에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제너럴」은 마틴 카힐이 암살을 당하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그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큰도둑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어느날 돼지를 훔치다 잡힌 마틴 카힐. 그가 믿는 사람은 출신지 홀리필드의 옛 친구들뿐. 정감 넘치는 위트 속에서 평생 남의 재산을 훔치고 권위를 비웃고(도둑의 천성이지만), 부하의 손에 못을 박고 처제에게 아이를 임신시켰던 마틴 카힐. 그에게는 평생을 따라다니면서 감시했던 형사 케니(존 보이트)가 있었는데, 두 사람은 결국 보이지 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홀리필드의 주민 마틴 카힐은 어느날 재개발소동으로 살던 지역이 헐리게 돼자 끝까지 남아 저항하는 역할을 먼저 보여준다. 그러다가 보다 큰도둑질을 해 8만 파은드짜리 집을 사자고 조르는 아내와 처제의 요구를 들어준다. 여러 곳에서 돈을 훔치고 다시 은행에 가서 수표로 바꾸고 부하들을 시켜 그 돈을 다시 강탈하는 제너럴은 게임방에서 동전을 훔치다가 잡힌다. 그때부터 배심원과 증인들을 협박하는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큰 보석상과 미술관을 잇따라 턴다. 물론 약간의 돈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준다. 그러나 감독은 마틴 카힐의 로빈훗 흉내내기에 큰 공감은 표시하지 않는다. 감독은 그보다 인간 카힐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한다. 언제나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대도. 실업수당을 재미삼아 받아내는 대도. 그를 감시하는 수십명의 경찰. 그럼에도 따뜻한 도둑의 가정이 유지되는 기이함. 도둑들의 우정, 그러나 피할수 없이 찾아오는 배신. 영화 「제너럴」은 연기자들의 몸짓·발짓·표정에 집중하면서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이미지로 화면에 숨어들어간 사운드트랙을 장점으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영화보는 재미의 미덕에 충실하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얻은 「제너럴」은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또 무엇인가 하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추신. 카힐은 국보급 미술품을 영국 왕당파에 팔아넘기려 했다는 이유로 매국노로 몰려 IRA의 응징을 받는다.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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