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보잉사의 차세대 여객기 '보잉787 드림라이너'가 일반인에 처음 공개됐다. 기술적인 면에서 보잉787의 가장 큰 특징은 동체 대부분에 복합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복합소재란 전혀 별개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가진 두 물질을 인위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장점을 이끌어낸 소재를 말한다. 보잉787에 사용된 복합소재는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이는 탄소섬유와 에폭시수지를 결합한 물질이다. 전 기종인 보잉777이 알루미늄 50%에 복합소재 12%를 사용했던 것에 반해, 보잉787은 50%의 복합소재와 15%의 알루미늄, 그리고 12%의 티타늄을 쓰고 있다. 금속을 사용한 기존의 항공기 동체는 볼트를 이용해 금속판들을 엮고 조였다. 하지만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이런 식으로 동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먼저 동체 모양의 거대한 틀을 마련한다. 그리고 틀을 회전시키면서 커다란 테이프를 여러 겹으로 틀의 안쪽에 발라 나간다. 이 테이프란 고강도 탄소섬유로 짠 직물을 액상 폴리머의 혼합물에 담근 것이다. 바르는 작업이 끝나면 틀의 나머지 공간을 에폭시 수지로 가득 채우고 특수 제작한 가압 장치에 집어넣는다. 가압장치의 압력과 열로 화학작용이 일어나며 복합소재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씌웠던 보조재들을 벗겨내면 튼튼한 동체가 된다. 보잉측은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약 5만개의 볼트 사용을 줄였다고 했다. 볼트 사용을 줄이면 비행기 무게는 가벼워지고 정비에 드는 비용도 줄어든다.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알루미늄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연료효율이 올라간다. 또 복합소재는 내습성이 우수하다. 금속은 오랜 시간 습기에 노출되면 내구성이 하락한다. 이 때문에 금속재료를 쓴 항공기는 객실을 건조하게 유지한다. 결국 승객은 건조한 비행기 실내에서 장시간 여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등이 걸릴 수 있다. 습도에 강한 복합소재를 사용한 보잉787은 가장 쾌적한 40~60%의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잉787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이 또한 소재와 제작 공정상의 특성 때문에 발생한다. 복합소재 동체를 만들 때 테이프 사이에 미세한 기포가 들어갈 수 있다. 기포는 당연히 동체의 조직을 약화시키고 균열을 만들 수 있다. 이 균열에 습기가 스며들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균열은 점점 커져 결국 안전에 문제를 일으킨다. 국내에도 도입 예정인 보잉787이 안전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갖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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