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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없는 논밭 위를 무인항공기(드론)가 날아다니며 농약과 비료를 살포한다.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일손 부족이 심한 농촌 지역에서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이야기다.
GS그룹은 2일 개소한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이처럼 농수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을 융합한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청년 농수산 벤처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성과물은 GS리테일·GS홈쇼핑 등 GS그룹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남 창조경제센터가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고 창조경제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센터를 통한 창조 기업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은 여수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업에도 나선다.
스토리가 있는 관광 상품을 만들고 중국 유커들이 먼저 찾아오는 관광 중심지로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농업용 드론ㆍ스마트 염전 현실로=GS그룹과 전남도는 전남 창조경제센터에서 ICT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루캠퍼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각종 ICT와 소프트웨어 개발·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스마트랩, 이를 실제 작물에 적용해볼 수 있는 '스마트 그린박스'도 구축된다. 스마트 그린박스는 통제된 공간 내에 각종 센서와 통신망을 설치하고 원격으로 빛·온도·습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일종의 농수산 실험실이다.
농업용 드론기와 스마트 염전의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일본의 경우 전체 논 면적의 40%는 드론으로 살충제와 비료를 살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 인력난이 심각한 전남에서 드론을 대안으로 삼는다는 것이 드론 시범사업의 취지다.
스마트 염전 시범사업은 전남에서 국내 천일염의 86%가 생산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노동집약적이고 생산 기술이 표준화돼 있지 않은 염전 사업에 ICT를 접목해 생산성ㆍ품질을 높인다는 것이 이 시범사업의 목표다.
전남 창조경제센터는 또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고부가 기능성 식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변비 개선 효과가 있는 톳, 알코올성 간 질환을 개선해주는 울금 등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점점 주목받고 있다. GS그룹은 이와 관련해 아이디어의 상품화와 품질ㆍ위생관리, 인증지원, 마케팅과 판로개척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원스톱 지원에 억대 부농 멘토 연결도=전남 창조경제센터는 2,978㎡ 규모에 농수산 벤처 육성을 위한 탄탄한 인프라를 갖췄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전국 13개 농수산 기관이 공동으로 설치한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센터'에선 연구개발(R&D)ㆍ정책금융뿐만 아니라 귀촌ㆍ귀농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또 창조경제센터에 상주하는 전문가가 농수산 관련 기관의 창업 지원사업 관련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고 멘토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특히 전남 창조경제센터는 창조경제센터 최초로 21실의 '레지던스'도 갖췄다. 일분일초를 아껴가며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다듬는 창업가들에게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재배-가공-유통ㆍ수출-경영 등 농수산 벤처 운영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창업 아카데미도 운영된다. 직접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농장실습제, 억대 매출을 올리는 부농들과 예비창업자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건조ㆍ압축ㆍ농축 등 농수산물 가공이나 포장에 필요한 장비가 갖춰진 '푸드랩'에서는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를 통해 2017년까지 30개의 우수 벤처·창업자를 육성하고 2020년까지 창업 1,800개를 유도, 새로운 일자리 1만2,000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GS그룹과 전남도는 스토리 작가들과 손잡고 여수의 역사와 전통이 담긴 이야기를 개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힐링'과 '별미' '섬'을 주제로 한 관광 프로그램을 각각 개발하기 위해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여기에는 여행상품도 판매하는 GS홈쇼핑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밖에 급증하고 있는 중국 '유커'들을 겨냥, 맞춤형 관광·쇼핑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관련 분야의 창업가들이 이용하도록 개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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