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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풍’ 사건 몸통은 YS?
입력2004-01-13 00:00:00
수정
2004.01.13 00:00:00
구동본 기자
`안풍` 자금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었던 강삼재 의원에게 직접 건넸다고 강 의원 변호인인 정인봉 변호사가 13일 주장, 안풍 사건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당장 이번 주장의 불똥은 김 전 대통령측으로 튀게 돼 자금의 출처와 성격,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가 관심사다.강 의원 변호인측은 김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안풍사건`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재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정 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은 총선국면에서 새로운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마산에 머물고 있는 강 의원은 이날 정 변호사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정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금출처를 밝히지 않으려고 3년간 고생을 하며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는데 이 꼴이 뭐냐”며 “변호사로서 알고만 있으라고 한 얘기를 왜 언론에 흘렸느냐”고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도 변호인단에게 그런 내용을 말을 했음을 간접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정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평소와 다름없이 상도동 자택 근처에서 배드민턴을 친 뒤 돌아와 비서진들로부터 언론 보도 내용을 보고 받았으나 담담한 표정으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도동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변호사들이 변론을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 차원의 공식적인 반응은 극도로 자제했지만 `국고횡령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강 의원이 안풍 사건과 관련, 1심 판결에서 731억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아 엄청난 재정적 부담까지 지게 된 한나라당은 이번 일을 총선을 앞두고 `누명`을 벗을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당 주변에선 “지도부와 한나라당 소속인 변호인단이 사전협의 하에 강 의원의 말을 언론에 공개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김 전 대통령의 진상고백과 대국민사과 및 사법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안풍사건 몸통이 YS임이 밝혀진 것이고, 안풍사건이 결국 현직 대통령이 안기부 돈을 부정한 일에 사용한 총체적인 권력 비리임이 드러난 것”이라며 “YS에 대한 수사는 물론이고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이 전달했다는 돈이 어떤 자금인지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우리는 안기부에서 횡령한 국가안보자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돈은 지난 대선때 불법모금해 쓴 자금과 함께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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