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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회장 자살/전국 주요계열사 표정] “이렇게 가시다니” 비통ㆍ 허탈
입력2003-08-04 00:00:00
수정
2003.08.04 00:00:00
김호정 기자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이 전해진 4일 옛 현대그룹의 주요 공장들이 몰려 있는 울산지역과 금강산 사업실무를 맡고 있는 속초의 현대아산 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들 지역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향후 현대그룹 경영이나 금강산 사업 등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또 대북사업의 출발지라 할 수 있는 서산간척지를 비롯해 지방의 현대그룹 계열사들도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으나 그룹 분리 이후 정 회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인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임원들 휴가 미루고 상경=울산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정 회장의 형제 회사들은 갑작스런 비보에 당혹스런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의 김동진 사장과 일부 임원들은 이날 울산공장에서 여름휴가를 마치고 재개될 노사협상에 대비하던 중 소식을 접하고 아쉬워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 정주영 회장의 아들이자 정몽구 회장의 동생이 투신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선친의 뜻에 따라 대북사업을 열심히 했던 정 회장이기에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은 이날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갔으나 울산에 있던 일부 임원들은 정 회장의 투신 사실을 확인하면서 상경을 서두르는 등 침통한 분위기였다.
◇금강산사업 어떻게 되나 촉각=설봉호 출항과 육로관광 출발업무 등을 보고 있는 현대아산 속초사무소는 이날 오전 전 직원이 출근, 오후에 있을 3박4일 관광객 출발을 위한 업무를 보고 있었으나 정 회장 사망 소식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부 직원은 터미널 로비에 설치된 TV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시청하며 한숨을 짓는가 하면 터미널 앞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답답한 심경을 달래기도 했다. 속초사무소 김송철 소장은 “지난달 금강산에서 많은 것을 합의하고 돌아온 회장님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사업도 어느 정도 풀려나가는 상황인데 왜 갑자기 돌아가셨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속초와 고성지역 주민들도 정 회장 사망이 관광사업에 영향을 주지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새로운 사업 개발 등에는 다소 영향이 있을지 모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강산 육로관광 등은 지난달 25일 정 회장이 북한측과 합의한 만큼 9월1일부터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반응은 없어=충남 서산시 서산간척지 현대건설 서산영농사업소는 정몽헌 회장과 분리됐기 때문인지 아무 일이 없다는 듯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50여명에 이르는 영농사업소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간척농지에 나가 수로와 도로를 손질하는 등 평상시와 같은 일정을 보냈다.
현대차 전주공장과 인천의 INI스틸, 율촌의 현대하이스코 공장 등도 비통한 모습을 보였으나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인지 현수막 등 공식적인 반응은 하지 않은 채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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