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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ㆍ홈쇼핑ㆍ금융 'CEO 주가' 희비 교차
입력2004-08-22 09:15:51
수정
2004.08.22 09:15:51
최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일부 기업의 주가가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면서 `CEO 주가'가 나타난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능력과 그 기업의 주가를 연계하는 시각들이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재벌 오너의 입김이 강했기 때문에 CEO가 주가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자가 주세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른바 'CEO주가'가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통신, 홈쇼핑, 금융업종에서 작년에 CEO가 바뀐 경쟁사들의 주가가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SKT.데이콤 최태원.손길승 회장과 표문수 사장의 이사회 퇴진으로 지난 2월 SK텔레콤[017670] CEO 자리에 오른 김신배 대표이사 사장.
김 대표가 경영을 챙기기 시작한 이후 6개월 동안 SK텔레콤 주가는 내리막길을걸어 사장 내정 소식이 주식시장이 알려지기 전날인 2월26일 22만8천원이던 주가가 현재 17만2천500원(20일 종가)으로 24.3% 떨어졌다.
같은 기간 8.9% 하락한 종합주가지수 대비 15.4%포인트 초과하락했고 경쟁업체인 KTF[032390]의 하락률 5.0%에 비해서도 추락 폭이 크다.
물론 최태원 회장의 이사회 퇴진에도 불구하고 오너의 입김이 완전히 사라지지않았다고 여기지 않는 시장의 평가가 SK텔레콤의 주가 약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또 유.무선을 막론한 통신 경기 침체 때문에 CEO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제한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위성 DMB 사업의 순항 여부가 판가름 나기 전까지는 김 대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SK텔레콤은 통신ㆍ방송 융합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위성DMB 사업에 진출했으나 방송사업자의 거센 견제로 어려움을겪고 있다.
데이콤 정홍식 사장에 대해 시장은 좀 더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내정되기 전날 주가는 7천410원에서 4천45원으로 떨어졌다. 유상증자 권리락(6천170원→5천650원)을 감안해도 상당한 폭이다.
데이콤은 정 사장이 들어온 뒤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흑자를 실현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일구어냈다. 그는 자사주 실권주 유상증자 일반 공모에서는 자비 2억5천만원을 들여 청약을 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말 인수한 파워콤과 관련 별다른 장래 사업 구상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때문에 시장에서 아직 박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LG그룹 계열 통신 3사의 시너지효과 실현을 정 대표가 이끄는 데이콤의 최대 이슈로 보고 있다.
◆LG홈쇼핑.CJ홈쇼핑 LG홈쇼핑[028150] 강말길 대표이사 부회장과 CJ홈쇼핑[035760]의 김진수 대표이사는 지난해 11∼12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는데 주식시장은 강 부회장의 LG홈쇼핑에 좀더 평가를 해준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내수 침체 여파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취임 직전과 현 주가를 기준으로 하락률을 보면 LG홈쇼핑이 강 부회장이 내정되기 직전 거래일인 12월24일에 비해 22.2%, CJ홈쇼핑은 김대표가 11월25일에 비해 30.6%로 LG홈쇼핑이 덜 떨어졌다.
강 부회장은 신규고객 창출보다는 재구매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거나 인터파크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LG이숍 최저가격 신고제를 실시하는 등 '수세적'인 대응전략을 주로 구사했다.
이에 비해 CJ홈쇼핑의 김 사장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시장에 진출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경영을 펴고 있다.
동양증권 한상화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안 좋은 탓에 CJ홈쇼핑의 공격적인 모습에 대해 시장에는 다소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LG홈쇼핑은보수적인 모습을 좋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외환은행 우리금융[053000]지주의 황영기 회장과 기업은행[024110]의 강권석 행장은 각각지난해 3월 7일과 6일에 내정됐는데 그간 주가 하락률은 12.3%, 15.9%로 우리금융이 양호한 편이었다.
우리금융 황영기 회장의 경우 내정 당시 CEO 프리미엄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4월말 이후 지수가 꺾이면서 절대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지만 같은 기간 금융업종(-12.6%), 은행업종(-16.5%) 수익률에 비하면 양호했다.
미래에셋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초기에는 황 회장이 삼성그룹 핵심 인력이었던점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각광을 받았으나 조직 장악력이나 조직 비전 제시 등에서도양호한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행에 대해선 "초기에는 강권석 행장은 관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시장에서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임 행장들과는 달리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는 모습이 부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중소기업 연체율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는데도 기업은행 주가 하락률이 은행업종 평균보다 좋은 것은 강 행장이 기업설명회(IR)를 열심히 한 덕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004940]은 지난 1월 팰런 행장이 내정된 뒤 주가가 8.5% 내려 업종 지수 수익률(-6.5%)보다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한 애널리스트는 "팰런 행장의 경우 신용등급을 올리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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