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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교란주범 ‘외국은행 국내지점’ 규제한다

자본유출입에 최소한의 안전장치… 불요불급한 기업 외화대출도 억제

정부가 13일 마련한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의 핵심은 국내 외환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국내 외은지점에 사실상 처음으로 규제의 칼을 뽑아 들었다는 점이다. 더 이상 ‘수급의 논리’가 아닌 ‘심리의 흐름’만으로 외국인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왜곡된 모습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문턱 없는 자본유출입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구축해 환율 급변동을 막겠다는 논리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유출입 자유화’ 정책으로 일관해 온 정부로서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규제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이번 대책의 배경을 별도의 서한 형식으로 배포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 위축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경험한 바 있다. 은행의 과도한 단기 차입을 줄이고 불요불급한 외화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은행의 외환부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키코 사태나 엔화대출에 따른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선물환포지션 한도 신설 운영=이번 규제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바로 은행 등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신설 운영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포지션을 ▦국내은행의 경우 50%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50%로 제한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과도하게 선물환을 매도해 금융시스템을 교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사전조치다. 외은지점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선물환포지션 평균이 301%라는 점을 감안해 우선 국내은행보다는 폭을 넉넉히 뒀다. 그러나 일부 외은지점의 경우 자기자본대비 선물환 포지션이 900%에 육박하는 곳이 있고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5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은지점만을 겨냥한 규제책이라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은 현물환과 선물환이 모두 포함된 종합포지션만 규제받아 선물환을 매입하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현물환을 매도하면 제한없는 매수가 가능했다”며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우리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앞으로 경제여건, 시장상황,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분기별로 한도 조정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단 규제장치를 만든 만큼 앞으로 환율시장이 어지러워지거나 250% 선물환포지션 한도 갖고는 시장안정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라도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또 실수요 이상의 선물환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물환거래 한도를 실물거래의 125%에서 100%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7개월만에 선물환 한도를 다시 한번 하향 조정한 것이다. ◇외화대출, 해외사용용도로만 제한=외화대출 관리 강화책으로 정부는 외화대출을 보다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앞으로 신규 외화대출에 대해서는 사용 용도를 해외사용용도로만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업이 외화대출을 받을 경우 원자재 수입 등 대외결제나 해외직접투자, 외화차입금 상환 등에만 써야 하고 달러를 빌려 원화로 환전한 뒤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환차익을 노리는 자본거래 등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지고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화대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원화대출로도 가능한 자본수요가 외화수요로 연결돼 자본유입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며 외화대출 관리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외화대출 증가율이 클수록 외화대출에 대한 감독수준을 높여가는 단계적 대응방안도 함께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우선 ▦외화대출 감축을 위한 창구지도에 나서고 일정 수준이 넘어서면 ▦용도외 외화대출 증가 집중점검 ▦은행 외화비상계획 집중 점검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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