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제주휴가동행 공방

야 "부패여행" 여 "우연의 일치"한나라당은 24일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지난 8월 제주 휴가여행 때 대검찰청 고위간부와 동행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대검 간부와 폭력배, 업자가 망라된 '총체적 부패여행'으로 드러났다"며 김 의원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과 김 의원측은 이날 이에 대해 "동행이 아니라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며 사생활일 뿐인데 의혹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경찰 정보문건 유출 관련자에 대한 영장기각에도 불구, 이들을 대검에 고발, 재수사를 추진키로 했다.

◇김홍일 의원과 민주당

김홍일 의원측은 대검 간부와의 제주 동행설에 대해 "미리 휴가계획을 같이 세워 '동행'한 게 아니라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것으로 휴가철에 국내의 대표적인 휴가지에서 만난 것을 두고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 침해를 할 경우 언론사뿐 아니라 기자에 대해서도 민ㆍ형사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측은 또 "대통령 아들은 휴가도 못가고 아무도 만나지 말고 집에서만 24시간 지내야 하느냐"며 "제주에서 어느 식당에 가서 무슨 반찬에 어떤 밥을 먹었는지, 차는 무슨 색을 타고 다녔는지 이런 것들을 다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거냐. 해도 너무 한다"고 울분을 털어놓았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정보문건 유출과 관련, 제주경찰서 이모 경사와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김모 부장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행사 혐의로 대검에 고발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특히 당무위원들은 제주동행 보도가 화제에 오르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공세가 강화되자 이를 개인의 사생활을 의혹부풀리기의 공세의 소재로 악용하는 '정략적' 행태로 규정, 격한 어조로 반박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명천지에 대통령 아들과 대검간부, 그리고 조폭과 업자들이 어떻게 한통속으로 놀아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이 정권은 썩어도 너무 썩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고권력이 조폭과 호형호제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검찰은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며 스스로 권력의 하수인으로 추락했다"며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풀어헤친 대통령의 아들과 권력층의 처신이 시정잡배보다 못하며 자유당 시절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이었던 '이강석'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대통령은 즉각 이 간부를 해임하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며 "또 검찰과 금감원은 김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해서라도 국가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배 사무총장은 "김 의원도 아버지를 더이상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조사를 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 보고서도 이 간부가 빠진 것을 보니 엉터리인데도 여당은 주문생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록기자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