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및 기금이 이틀 연속 1,000억원 안팎의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며 주가상승 기조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5일 이후 16거래일 동안 무려 1조2,432억원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특히 최근 2거래일 동안 1,924억원가량의 물량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처분해 코스피지수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도 공세는 차익실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은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대에서 948.69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쳤다가 1,100포인트까지 회복했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 시장에서 7조6,013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며 1,560포인트대까지 올라서자 이달 4일까지 모두 5조9,130억원의 주식을 처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가가 낮을 때 시장에 들어와 주식을 많이 매수했다”며 “현재 지수가 상승하며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면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투자로 총 42.87%의 손실을 봤던 국민연금은 3월 5.14%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4월 17.7% ▦5월 20.89% 등으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 비중(15.2%)을 맞추려고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5월 말을 기준으로 전체 투자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은 13.28%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시장에 물량을 내던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국민연금도 길게 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해 좋은 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올 초 이후 지수가 약 50% 정도 오르면서 연기금의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넘기게 되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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