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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항 관철 미 노동운동 새장/UPS파업 노조승리 의미

◎노조원 숫자 격감 등 위축분위기서 탈피/전문가들은 “대세반전엔 역부족” 전망도15일간 지속됐던 미국택배회사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사 트럭운전사들의 파업이 이를 이끌어온 전미트럭운전사노조(팀스터스)의 승리로 결말이 났다. 이로써 보름여간 마비됐던 소화물 운송은 20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강성 노조로 유명한 팀스터스의 론 캐리 위원장은 사측과 80여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끝에 19일 파업 종결을 위한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낸 뒤 핵심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면서 이번 파업이 트럭운전사만이 아닌 미국내 전체 노동자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조측이 공개한 잠정 합의 내용은 ▲향후 5년간 정식 전일노동자 1만명 증원 ▲노조가 연금 인상 및 관리권 행사 ▲파트타임 근로자 기본급 인상 ▲전일근무자 시간당 임금 3.1달러 인상 등이다. 분석가들은 노조가 3년간 점진적으로 정식 전일근무자를 늘리자는 입장에서 일보 후퇴해 이를 5년으로 연장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노조의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연금 관리권도 지켜냄으로써 사실상 핵심 요구사항들을 모두 관철시켰다. 반면 패자인 UPS는 파업기간동안 한해 순익의 절반인 6억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페더럴 엑스프레스, DHL 등 경쟁사들은 UPS의 기존 매출 5%를 빼앗으며 주당 1천5백만달러를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4년 24일에 걸친 팀스터스 파업이후 기존 고객을 되찾기 위해 파격적인 요금인하를 단행했듯이 이제 UPS는 고객회복을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노조의 승리는 지난 수십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미국 노동운동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운동은 특히 지난 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항공관제사협회(PATCO)파업 이후 임시직 고용을 합법화시킴으로써 더욱 위축되기 시작했다. 미국 노조원들의 수는 50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 전체기업에서 차지하는 노조원 비율은 84년의 15%에서 지난해 10.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파업과 관련, USA 투데이지와 CNN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파업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했으며 55%는 노조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노조의 승리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미국의 노동운동을 급격히 반전시켜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단일 파업사건의 승리가 노동자 권리 신장, 복지혜택 증가 등으로 쇠퇴해가는 노조운동의 대세를 꺽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미실업률이 지난 73년 이후 가장 낮은 4.8%에 불과하고 오는 98년 말까지는 경기가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여건이 좋은 시점에 파업이 이뤄져 노조에 결정적으로 유리했다는 것이다. 여기다 자동차 등 여타 산업과 달리 배달업의 파업은 즉각적으로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미치기 때문에 장기간 파업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도 팀스터스에 힘을 실어줬다. 팀스터스는 지난 60년대 집행부의 노조회비 횡령혐의로 의회 청문회까지 치러야했으나 끄떡없었던 강성 노조로 여타 노조와는 차별화해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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