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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전방위 사업 시대] 3. 출산율 저하 지각변동 부추긴다

보령메디앙스는 올 상반기 `세탁조 크리너`라는 독특한 신제품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드럼세탁기용으로도 세탁조 크리너를 출시, 세제 시장에서의 틈새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듯 하다. 두 제품 구성만 보면 일반 생활용품 업체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이 회사는 20여년째 아기용품 `누크`의 수입 판매를 해 온 것으로 잘 알려진 유아용품 전문업체다. 출산율 저하라는 불가항력에 밀려 유아 관련시장이 날로 위축되는 가운데, 성장의 돌파구를 성인 시장으로의 사업 진출에서 찾은 것이다. 현재 성인 대상 제품의 구성비율은 20-~30% 선까지 확대된 상태. 우리 사회의 저출산율 기조가 기적적으로 반전되지 않는 한 이 비율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회사측 계획이다. 지난 7월11일 세계인구의 날을 맞아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인구현황 수치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가져왔다. 한국 여성이 평생동안 낳는 아이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현재 1.17명. 유럽과 일본 등의 저출산 문제를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바라보던 우리 사회가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임이 분명해졌다. 게다가 이혼 증가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 취약한 육아 환경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출산율 저하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뜻밖의 현실 앞에 사회 앞날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됐지만, 가장 큰 충격을 입은 것은 바로 유아용품 및 분유를 생산하는 유가공업계다. 경기 침체라는 한시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지난해 이래 유아복 및 유아용품 업체들의 매출 악화의 바탕에는 최종 소비자인 아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치명적인 원인이 자리잡고 있다. 분유 시장도 마찬가지. 유아용 조제분유 소비량은 지난 2001년 2만5,234톤에서 지난해 1만8,059톤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좋든 싫든 시장 수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성인 소비자 공략 가속화=남양유업이나 매일유업 등은 저출산율로 분유 사업에서 입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요구르트 등 발효유나 우유, 주스 사업 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모태인 분유사업은 이미 매출의 30% 아래로 떨어진 지 오래. 최근에는 과일음료, 다이어트 식음료부터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발효유 `위력`이나 `위풍당당`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성인용 음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평생에 1~2년만 소비하는 분유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제는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아이, 성인 시장을 개척해 평생 고객을 붙잡아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울우유도 어린이 우유 수요가 한계에 부딪치자 주요 고객층을 성인으로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등 유가공 업체가 어른 소비자 잡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령메디앙스의 경우 아이의 아토피성 피부 관리 시장을 성인용으로까지 확장시킨 데 이어 아토피전용 세제, 성인용 스킨케어인 `히노키`출시 등으로 성인 시장 진출 속도를 부쩍 올리고 있다. 히노키 제품의 경우 올 가을부터 전문영업라인까지 구축해 마케팅을 부쩍 강화할 계획. 세탁조 및 의류 세제 역시 아토피 케어 라인의 일부라는 점에서 기존 핵심역량과 동떨어진 분야는 아니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토탈`유아사업으로 영역 확대= 대부분의 유아용품 업체들은 유아 관련 제품군을 대폭 확충한 `토탈화`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유아복업체 `아가방`의 경우 지난해 8월 유ㆍ아동 전문 대형쇼핑몰인 `맘스맘` 5개 점포를 운영중. 각 업체들의 이유식과 젖병, 기저귀 등 유아용품부터 임부복 등 출산준비용품 판매, 아기들을 위한 사진관까지 운영하는 전형적인 `카테고리 킬러`인 셈이다. 제조 부문에서도 올 봄부터 기저귀 사업에 뛰어드는 등 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가공업계도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를 이용해 `토탈 육아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육아포털사이트인 `urii.com` 운영 자회사인 ㈜IDR을 통해 유아복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내년 초부터 대리점으로 전개될 `알로 앤 루`는 5세까지의 유ㆍ아동용품을 선보이는 순수 국산 브랜도로, 내년중 40개, 2005년까지는 150개 영업망을 갖출 계획. 매일유업은 이미 `urii.com`을 통해 유아용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내년 출범을 목표로 영ㆍ유아 교육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 의견을 수렴한 결과, 유아관련 의류 등 다양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규 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이라며 “육아와 관련된 토탈 사업 전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역시 `namyangi.com`을 통해 6,000여 품목을 판매, 사이트를 육아포털 뿐 아니라 실제 구매자인 엄마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용품 및 유가공 등 각 업체들은 고급제품 시장으로 발길을 넓혀 `귀한`자녀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엄마를 공략, 수요 물량이 줄어드는 현실을 고급화를 통한 판매가 인상 효과로 메우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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