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국민의 소득 격차가 지난 199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통일이 될 시 양측의 소득 격차를 메우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를 보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37만9,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남한의 1인당 GNI는 2,869만5,000원으로 북한의 20.8배에 달했다. 이는 한은이 1990년부터의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발표한 이후 최대치다. 남북한 소득 격차는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 남한의 1인당 GNI는 1990년 북한의 5.5배에 불과했으나 2000년 15.3배로 확대됐고 2010년에는 20.6배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20.3배를 기록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3%를 나타내 1인당 GNI 격차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한도 고령화로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 소득 격차는 갈수록 커져 통일이 될 시 막대한 재정부담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를 기록해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9년 0.9%, 2010년 0.5% 역성장한 뒤 2011년 0.8%, 2012년 1.3% 성장했다. 기상여건이 양호해 농림어업 부문이 전년에 비해 1.9% 성장했고 광공업도 석탄 및 철광석 생산이 늘어나며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제조업도 중화학 공업 생산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1.1%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북한의 산업구조는 고도화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GDP에서 농림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2.4%로 2011년 23.4%에 비해 1%포인트 줄었다. 반면 제조업 비중은 22.1%로 0.2%포인트 증가했다. 서비스업 비중 역시 30%로 전년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증가했다. 지난해 대외교역 규모는 73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32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1.7%나 증가했으며 수입은 41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면서 남북교역 규모는 전년보다 42.4%나 급감한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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