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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前 주택국장 자살에 '당혹'
입력2006-05-15 15:56:45
수정
2006.05.15 15:56:45
현대자동차의 양재동 사옥 증축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15일 투신 자살하자서울시 공무원들은 크게 당혹해하며 수사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인허가 결재 라인에 있었던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인허가 과정은투명했다'고 주장했다.
◇ "인허가 과정 투명" = 현대차 양재동 부지는 당초 유통시설지구에 있어 유통관련 시설 외에는 증축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2004년 5월 서초구의 건의를 받은 서울시가 현대차 R&D센터가 들어설 수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청, 그해 말 유통시설지구에도 `유통업무 관련 연구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규칙이 개정됐다.
당시 건교부에 규칙 개정을 건의했던 주무과장은 "건교부에서 의견을 수렴하는과정에 있어 양재동 부지 건은 물론 다른 여러 건의사항을 같이 올렸다. 건의과정은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4월에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세부시설 조성계획 변경 결정, 교통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 환경영향평가 등을 내줬고 4월 29일에는 최종절차인 건축 허가가 났다.
불과 몇 달 새에 관련 행정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모든 인허가 과정이 개정된 법 규정에 따라 이뤄져 법적으로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건교부가 규칙을 바꿔 연구시설을 짓도록 해준 것은 잘한 일"이라는 소신을 밝혔었다.
◇ 자살한 박 국장은 = 1974년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기술직 7급으로 서울시에 몸담았으며 강남구 도시관리국장, 서울시 건축과장, 주택국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정년 퇴직했다.
강남구 도시관리국장 재직시 삼성동 아이파크 건립을 추진했고 시 주택국장으로있을 때는 신도시 개발보다는 도심 낙후지 재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뉴타운 지지론자였다.
시 주택국장으로는 처음으로 정년퇴직한 박 전 국장은 퇴임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택 분야 공직은 특히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 전 국장과 관련된 주요 혐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증축 인허가 과정의 로비의혹이다.
현대차 R&D센터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던 지난해 1~4월은 박 전 국장이 주택국장으로 있던 때로, 주택국장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겸 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런절차에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그러나 박 전 국장은 14일 지인들과 만나 술을 마시며 "잘못이 없는데 의혹을받아서 괴롭다. 수십 년간 공무원으로 쌓아온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 역시 "박 전 국장은 성실하고 능력이 있어 모두에게 존경받았다"며 "지난해 현대차 후원으로 관련위원회 위원 등이 인도에 다녀왔다는 소문이있으나 박 전 국장은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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