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의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수출이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회사 설립 후 가장 많은 매 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전망입니다."
조송만(55·사진) 누리텔레콤(040160) 대표이사는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MI는 전력소비자와 전력 회사 사이의 전력서비스 인프라로 측정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누리텔레콤은 전기·가스 등의 사용량을 측정하는 AMI 생산에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2000년에 코스닥에 상장됐다. 매출 비중은 국내가 60%, 해외가 40%를 차지한다. AMI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한 서비스다. 조 대표는 "AMI 통신망에 각종 센서를 연결하면 독거노인 돌봄, 자연 재해 예방 등 사회적 인프라 사업 사물인터넷(IoT)으로 활용 가능해 관련 사업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주가 잇따르면서 누리텔레콤은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8%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 늘어난 123억원, 순이익도 969% 증가한 30억원을 나타냈다. 누리텔레콤은 국내 검침기 시장의 성장률이 낮은 까닭에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개척했다. 조 대표는 "아프리카 지역은 낙후돼 전기, 가스, 수도 등 사업을 하기 힘든 곳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다"며 "또 이러한 지역에서는 다른 가구의 전기를 끌어다 쓰는 도전(盜電)이 많아 검침기 보급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기요금 등 체납률도 높아 아프리카 등에서는 국내 교통카드와 유사한 개념의 '선불식' 검침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선불식 검침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누리텔레콤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7월에 결과가 나오는 75만호 규모의 노르웨이 사업 수주 여부는 하반기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사업 수주는 선진국 AMI 사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누리텔레콤은 지난 2006~2007년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 AMI 사업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이후 찾아온 금융위기로 인해 사업이 축소·중단돼 매출이 급감한 바 있다.
국내 AMI 시장의 성장률이 낮은 편이지만 효율적인 전력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성장판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한국전력은 제주도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전국에 18만호 구축사업을 전개 중인데, 누리텔레콤이 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연결기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던 자회사들도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게임업체인 누리스타덕스는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 '와일드버스터'를 개발 중으로 올해 연말까지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MMORG 게임인 '로한'의 개발 및 서비스 사업을 경력을 보유한 개발진으로 게임 개발 스튜디오도 꾸렸다. 조 대표는 "게임은 시나리오, 그래픽, 음악 등 모든 것이 집약된 종합예술"이라며 "게임 개발 제작진들은 감동과 재미를 주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비스타는 대기업 인력을 영입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용 니켈 페이스트를 개발했으며, 올해부터 대만 및 중국 고객사에 본격적인 납품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누리빌은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공공요금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누리빌은 전자고지결제업(EBPP) 시장점유율 1위로 250만 명의 전기·가스 고객 대상으로 전자고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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