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 장근석이 모델로 활동하는 서울막걸리는 일본에서 '장근석 막걸리'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 유통전문지인 닛케이마케팅저널이 이 제품을 올해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장근석을 앞세운 한류 마케팅으로 대지진 때문에 상처 입은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의 마시는 홍초는 걸그룹 카라가 모델로 등장한 지난 9월 이후 일본 내 음용식초시장 점유율 1위(13.5%)를 지키고 있다. 연간 2,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일본의 음용식초시장에서 대상은 카라를 앞세운 한류 마케팅으로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해외 뉴스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유럽과 북미의 K팝 팬들이 '한류스타 공연을 확대해달라'며 시위를 벌인 내용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상당수 전문가들이 "겨울연가에서 대장금까지 이어졌던 한류가 이제는 시들해졌다"며 한류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었다. 그러던 한류가 지난해부터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대륙까지 상륙해 벽안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불러온 생활양식의 변화가 한류를 급속히 확산ㆍ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전과는 다른 이 같은 한류 현상을 '디지털 한류' 또는 '한류 3.0'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한류를 수출의 인프라로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류 스타를 모델로 활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한류를 중소기업도 이용할 수 있는 '수출의 플랫폼'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류 3.0' 시대에는 한류가 한류 상품을 파생시키고 그 상품을 전달하는 통로로 작용한다. 아울러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한국산 상품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한국 상품의 우수성이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이러한 쌍방향의 고리에 한류라는 요인을 적절히 가미한다면 수출량과 수출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한류를 수출 인프라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류와 연결한 수출이 이뤄진 뒤에는 품질관리와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한류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류가 기업 대 기업(B2B) 시장에서도 강력한 수출 인프라로 작용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수석연구원은 "기업 대소비자(B2C) 시장이 한류 수출의 시작점이지만 시장규모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B2C에서 시장성을 입증하고 이를 B2B로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한류' 시대인 만큼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도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툴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 중소기업도 다양한 한류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서 "시장조사와 마케팅 전략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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