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는 가운데 은행에서 고시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8%대를 넘어 9%대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는 7월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의 출연료 인상은 금리를 최소 0.1%포인트가량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이자폭탄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도 고정금리 주택담보 대출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마감되면서 금리인상 랠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정경제부ㆍ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은행들이 최근 공시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고 8.9%에 육박했다. 우대ㆍ가산금리를 적용하지 않은 기준금리도 7%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크게 상승했다. 은행들이 공시한 금리현황을 보면 최고 금리가 9%대에 달한다. 부산은행의 초이스맞춤 주택담보대출금리(만기 일시 조건)도 최고 8.97%, 대구은행의 만기 일시 주택담보대출도 8.86%를 각각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Yes 모기지론(원리금 균등분할 조건)도 최고 금리가 8.63%에 이른다. 최고 금리가 오르면서 기준금리 역시 7%대 중후반을 기록하는 등 은행들이 최근 들어 대출금리 상한선을 1~2%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7월부터 출연료가 인상되는데 은행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 0.1%포인트의 금리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콜금리 인상과 별도로 이때를 전후해 추가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요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7월1일부터 정부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기준료율을 현재 연 0.125%에서 연 0.260%로 상향 조정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출연료율 인상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해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분에 대한 가산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맞춰 가산금리를 인상해?뎔?때문에 신규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금융권에서는 CD 금리의 상승 여력이 더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D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과 맞물려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창섭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은행채와 CD 발행 등을 경고하면서 은행들이 CD 발행을 자제해 단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졌다”며 “경기회복이 가속화하면서 자금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CD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가계ㆍ기업 등은 고금리 시대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폭과 횟수 등에 따라 금리인상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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