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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grade 한국경제] 지구촌은 짝짓기 열풍

강자연합으로 '절대강자' 탄생<br>전자·통신·차등 업종불문 진행…시장 '쥐락펴락' 파괴력 엄청 나


지난 25일 일본 산업계에 큼직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안겨졌다. 바로 마쓰시타와 히타치ㆍ캐논 등 3개사가 LCD사업에서 포괄적인 제휴관계를 맺기로 전격 선언한 것이다. 일본의 간판기업인 3사가 한마음으로 뭉쳤다는 것도 놀랍지만 평소 경쟁관계인데다 사업영역도 이질적인 기업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 때문에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샤프와 도시바가 LCD TV 협력을 선언하는 등 일본은 지금 대기업 간 합종연횡이 한창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급변하는 첨단기술 흐름을 주도하고 거대 유통망에 맞서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최근 글로벌 연합전선의 특징은 거대기업과 거대기업이 손잡는 강자 간의 전략적 제휴가 붐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강자와 강자 간의 짝짓기를 통해 새로운 절대강자가 탄생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강자연합이 탄생하는 분야도 전자ㆍ통신ㆍ자동차 등 모든 산업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제휴대상이나 협력강도 역시 과거에 비해 훨씬 넓고 탄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거대기업 간의 제휴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면서 시장을 분할 점거하는 양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그만큼 거대기업 간의 제휴가 갖는 파괴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자동차시장의 맞수인 BMW와 소형차 엔진을 공동 생산하는 등 폭넓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BMW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다른 메이저 자동차 기업과도 제휴하는 등 다양한 연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동맹을 구축하는 데 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반영하는 셈이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다양한 방식의 동맹관계 구축에 활발하게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지난 상반기 디스플레이협회를 창립하면서 LCD 장비와 재료를 교차 구매하는 데 합의했고 이를 부분적으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과 대만의 추격에 맞서 디스플레이 강국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향해 힘을 합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LG필립스LCD는 10월 8세대 LCD 유리기판 크기를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양사가 줄곧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TV를 사면 자동차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공동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업체끼리 모여 브랜드 효과를 끌어올리고 판매를 촉진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린 셈이다. 다만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 한국을 추격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사례가 많아 국내 기업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1위인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힘을 합쳐 덩치를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지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세계 무대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강자연합에 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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