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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규박사 사이언스골프] 골프와 운동신경
입력2003-07-22 00:00:00
수정
2003.07.22 00:00:00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근력, 유연성과 함께 운동신경이 요구되는데 운동신경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번째는 주어진 상황에 근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응답성` 측면, 두번째는 한번 입력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기억, 유지하는 `지속성` 측면의 운동신경이다.
응답성은 순발력과 비슷한 개념으로 어찌 보면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운동신경과 유사하다. 골프에서는 손바닥, 어깨, 눈 등에서 느껴지는 측정신호, 즉 `감(感)`을 뇌의 운동 중추에서 빠르게 해석, 이를 실제 운동에 반영시켜줄 수 있다는 뜻이다. 슬라이스가 나는 것이 느껴진다면 스윙 도중에도 이를 보상해 클럽페이스를 닫을 수 있는 능력이 좋은 예가 될 것이고 이는 `순간 피드백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은 이에 따른 골퍼들의 스윙을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응답성이 뛰어난 골퍼의 경우 이상적인 스윙에 도달하는 `반응시간`이 매우 짧고 반면 여기에서 벗어나는 `오버슈트(과잉출력)`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프의 어려운 점은 지속성 측면의 운동신경이 대부분의 경우 응답성과 양립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응답성이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 시스템이 민감하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예를 들어 감이 흐트러지는 등 외부 환경이 변화하면 시쳇말로 쉽게 `망가진다`, 즉 오버슈트에 걸린다는 것을 뜻한다. 지속성과 응답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것은 마치 고속도로나 비포장 도로에서 똑같은 성능을 발휘하는 자동차 서스펜션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타고난 장타자인 존 댈리나 쇼트게임의 귀재인 호세 마리아 올라자발은 응답성이 뛰어난 골퍼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조금만 더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인다면 엄청난 성적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물리학의 원칙상 힘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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