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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에서 '농사꾼'으로 돌아가게 된 김정태 행장
입력2004-09-10 11:11:59
수정
2004.09.10 11:11:59
'시장 수호자'에서 '장사꾼 불과'까지…평가 엇갈려
국내 최대은행의 최고경영인으로 `시장 수호자', '스타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임기를 불과 한달여 앞두고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광주 출신으로 지난 1969년 조흥은행에 입사, 금융계 첫발을 디딘 김 행장은 45년간 금융인으로 살아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행장은 조흥은행과 대한투자금융을 거쳐 대신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입사후 4년만인 34살에 상무가 됐다.
또 1997년 동원증권 사장을 거쳐 1998년에는 최초로 증권맨 출신 은행장(옛 주택은행)이 됐고 2001년에는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등이 통합된 현재의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김 행장은 이처럼 수많은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로 있으면서 이전 금융기관의 경영자들과는 다른 경영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고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김 행장은 주택은행장 시절에는 월급을 1원만 받는 대신 4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아 회사 가치의 극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고 국민은행장으로 와서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경영철학으로 내걸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은행의 이익을 많이 내는게 은행장의 역할이라는게 그의`은행장론'이다.
이 때문에 외국계 투자자들과 시장에서는 `시장 수호자'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경영인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학철학 때문에 금융위기 처리 과정에서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고 은행권에서도 리딩뱅크의 역할을 외면한 채 자사 이기주의에만 치중했다는 비난과 질투를 받아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정부와의 대표적인 충돌 케이스는 LG카드 사태다.
김 행장은 LG카드의 정상화를 위한 1차적인 지원을 할 수 있지만 추가부실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없다고 버텨 정부가 백기를 들게 만들어 시장으로부터 `역시 김정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감독당국 내부에서는 `반(反) 김정태' 정서가 더욱 강해졌고금융계 일부에서도 주주가치와 자사의 이익도 좋지만 시장의 안전도 고려해야 하는리딩뱅크의 역할은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나왔다.
이와 함께 합병 3년이 지났지만 하나의 은행에 국민은행, 주택은행, 국민카드등 3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해 있어 조직통합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김 행장은 정부와의 대립과 내부 통합작업 지연 등으로 작년 5월 급성폐렴으로입원했을 당시 복귀가 어렵다는 소문을 들어야 했고 작년 9월에는 스톡옵션 처리문제로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경영자의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나 `천하의 장사꾼' 김정태도 이번 회계기준 위반 논란은 극복하지 못하고결국 행장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민은행장을 끝낸 뒤에는 경기도 화성의 농장에서 일할 생각"이라는 말을 자주 했던 김 행장은 이제 '장사꾼'에서 '농사꾼'으로 돌아가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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