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으면 승진도 없다.' '위기에는 조직안정이다.'
지난 12일 SK그룹을 끝으로 마무리된 재계 빅3의 2014년 사장단 및 임원인사 특징이다. 삼성·LG·SK그룹 등 빅3는 이번 인사에서 위기대응 카드로는 조직안정을 꺼내면서 성과가 없으면 보상도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15일 삼성·SK·LG그룹 등에 따르면 성과 보상과 조직안정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내년 경영에 대비할 진용을 마무리했다.
'성과 보상'은 이번 인사에서 '성과가 없으면 승진도 없다'는 카드로 더욱 명확해졌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141명(신규 임원 100명 포함)의 사장 및 임원 승진 인사를 냈다. 이 가운데 30%인 43명이 성과가 좋은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반면 실적이 좋지 않은 SK네트웍스는 단 한 명의 신규 임원 승진자도 배출하지 못해 성과에 따른 보상 차별 폭을 더욱 넓혔다.
삼성그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과 다른 계열사 간의 커지는 격차가 인사에 반영된다. 총 475명이 임원이 승진했는데 이 중에서 삼성전자가 47%가량인 226명을 배출했다. 신임 임원이 된 상무 승진자는 삼성전자에서 역대 가장 많은 161명이 나와 그룹 전체(331명)의 49%를 차지했다. 특히 전자 내에서도 무선사업부에서 대거 발탁 승진이 이뤄지면서 다른 부서와 차별성을 더 뒀다. LG그룹 역시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총 125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LG전자 44명, LG화학 18명 등 두 개 계열사에서 전체 승진자의 50%가량이 나왔다. 특히 LG전자가 실적이 저조한 TV 수장을 전격 교체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휴대폰 수장을 승진시킨 것은 성과 보상을 한층 강화하는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변화를 최소화한 조직안정도 빅3 인사의 특징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의 CEO들을 유임시켰다. 삼성그룹 주요 사장단은 51명으로 주력 계열사들은 대부분 유임됐고 금융 ·건설 계열사 등을 포함해 11명의 교체가 이뤄졌다. SK그룹도 30여명의 사장단 중에서 4명가량이 교체됐다. LG그룹 역시 사장단 32명 가운데 3명만 교체하고 대다수 계열사 사장단이 현재 자리를 유지하는 등 소폭의 변화만 줬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 특징은 조직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대신 성과 보상을 더욱 강화한 것"이라며 "내년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조직 및 인사개편을 단행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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