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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 없다" 상장사 자퇴생 줄이어

주주들의 경영권 간섭, 회사 전략 노출 등…불황기 기업가치 저평가도 원인


넥스콘테크놀로지는 27일 공시를 통해 일본계 투자전문 회사인 넥스홀딩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최대주주인 넥스홀딩스는 이날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넥스콘테크놀로지의 주식을 주당 1만6,5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넥스홀딩스는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이 638만7,675주 이상인 경우 전부 매수에 나서 지분 82.87% 이상을 확보, 자진 상장폐지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상장사들이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 상장사는 웨스테이트디벨롭먼트와 한국개발금융에 이어 넥스콘테크놀로지가 세번째다. 지난해에는 중국 기업인 코웰이홀딩스가 자진 상장폐지했고, 2010년에는 에스디와 성우몰드가 자발적으로 상장회사 지위를 포기했다.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발적 상장폐지에 나서는 것은 상장을 유지할 때의 실익보다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장을 하면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기업의 신용도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주주들로부터 경영권 간섭을 받게 된다. 이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제약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의 경영전략이나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넥스콘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는 “상장회사의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고, 특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공개해야 하는 점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첨단 기술의 보호와 경쟁시장에서의 발 빠른 대응을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요즘처럼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장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주식시장이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장사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이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기업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7,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4,628억원보다 86.3%나 줄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한 상장회사들의 신뢰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스스로 상장폐지를 결정한 기업은 총 14곳으로 대부분이 코스닥기업이었다. 자진상장폐지가 아니더라도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곳만해도 33곳에 달한다. 지난해 하나투어와 에이블씨엔씨, 코오롱아이넷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겼고, 2010년 무학ㆍ신세계푸드, 2009년 키움증권, 2008년 NHN,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등 규모가 비교적 큰 기업이나 성장성이 주목 받는 곳들은 코스닥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개장 16년째를 맞이한 코스닥시장이지만 현실은 알짜배기 없는 시장을 전락했다는 냉소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사건이 많고,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한계기업이 많아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상장 기업들이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거나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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