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회장은 STX다롄 처리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각에서 STX조선의 새 경영진이 다음달 중 STX다롄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 "나도 언론 보도를 접하고 알았다.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STX다롄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우리 채권단이 STX다롄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설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STX다롄의 익스포저는 중국 채권단이 87.5%로 가장 크고 우리 측은 12.5%에 불과한 소수 채권자"라면서 "이 때문에 우리 채권단은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돈으로 따져도 우리 채권단을 다 합치면 4억달러, 5,000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중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회장은 "(STX다롄 처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더 협상을 해봐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다시 말하지만 우리 채권단의 비중이 굉장히 작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먼저 나설 필요가 없고 어떤 상황에도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얘기다.
논란이 된 강덕수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강 회장의 말처럼) 백의종군이라면 자신이 타던 말에서 내려오는 게 맞다"면서도 "백의종군 차원에서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채권단 주도의 경영 정상화 방안이 지연되고 있는 금호산업에 대해서는 "좀 기다려 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마련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채권단이 보유한 무담보 채권(508억원) 출자전환 ▦아시아나항공 보유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원 출자전환 허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이중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CP 출자전환 건은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CP 출자전환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 예외조항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의 자회사로 CP를 출자전환하면 두 회사는 상호출자가 된다. 현행법은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대물변제 수령'인 예외조항에 해당할 경우 6개월 내에 금호산업 지분을 처분하면 된다. 하지만 '상계'에 해당될 경우 산은은 수정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는 "예외조항 적용 여부는 공정위의 유권해석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면서 "신규순환출자 문제 역시 국회 입법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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