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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神' 투자성공 비법 소개

고레카와 긴조<br>고레카와 긴조 지음, 이레미디어 펴냄


고레카와 긴조. 일본에서 '최후의 큰 손', '주식의 신'으로 불린 인물이다. 84세에 한 종목에서 매매차익 2,000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비법이 무엇일까. 번역본으로 나온 그의 자서전에 답이 있다. 그런데 숨겨져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가장 본받고 싶어 했다는 고레카와의 자서전은 얼핏 보기에 모순으로 가득하다. 저자 서문부터 보자. 자서전 집필의 이유가 '주식으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하고자는 사명감 때문'이라는 귀절이 나온다. 막상 본문은 주식투자 성공담으로 넘쳐난다. 투자론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유자금이 있을 때만 투자하라고 독자들에게 주문하면서도 자신은 빚을 얻어 주식을 사고 신용거래를 마다하지 않았다. 애국을 은연중 강조하지만 본인은 군의관과 짜고 신체검사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징병을 피했다. 그럼에도 책은 읽을만하다. 세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투자성공 요인이 공부와 연구에 있다는 점이 저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초등학교 졸업 후 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중국으로 건너가 16세에 군납업으로 시작해 사망시(93세)까지 그의 인생을 일관한 집념과 끈기는 새길만한 가치가 있다. 젊은 시절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해 미국의 금본위제 폐지를 날짜까지 정확하게 예고했다는 귀절에서는 지독할만큼 철저한 탐구욕에 머리가 숙여진다. 두번째는 한 인간의 궤적을 통해 현대사가 전해진다는 점이다. 깨알 같은 글씨로 달아놓은 각주는 만주사변과 록히드사건, 일본 문화까지 아우르며 책 속의 책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번역 작업에 담긴 정성 덕이다. 세번째 관심이 가는 대목은 한국과 저자와의 인연이다. 그는 일제 치하 조선 제철산업의 선구자다. 지금도 포스코 포항공장에 전시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도 그가 강원도에 설립한 '고레카와 제철'에서 쓰던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대목도 적지 않다. 패전후 한국에서 감옥에 갇히고 처형 당할 뻔했다는 귀절이 나오지만 해방직후 처벌된 일본 기업인은 한명도 없었다. 저자 뿐 아니라 일본인들의 인식이 이렇다면 한일공동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스친다. 투자기법에서 역사와 한일관계까지, 여러 단상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값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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