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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한계 극복·미세화 경쟁 종언… 테라비트급 개발 길 활짝

■ 삼성 3D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세계 첫 양산<br>단층집을 초고층으로 바꾼셈… 집적도 2배 높여 생산성 향상

삼성전자 모델이 6일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6일 선보인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단층구조 제작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복층구조 영역까지 확장시킨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된다. 주택으로 비유하자면 단층 집을 넓게 짓는 방식에서 초고층 아파트를 지어 주거공간을 획기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술혁신을 이룬 셈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이 제품은 메모리 미세화 경쟁에 종언을 고하고 1테라비트(Tb) 이상 대용량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 등에 음악ㆍ사진ㆍ동영상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도 탑재된다.

삼성전자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은 더 작은 칩 면적에서 최고의 집적도를 실현하는 기술.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 기술과 각 단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 기술 등 독창적인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3차원 원통형 CTF 셀구조' 기술은 셀을 수직으로 24단 쌓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2차원 CTF 기술을 입체 기술로 발전시킨 것이다. '3차원 원통형 CTF 셀'은 전하를 안정적인 부도체에 저장해 위 아래 셀간 간섭을 대폭 줄여준다.

또 미세화 공정에서는 30나노ㆍ20나노ㆍ10나노 등으로 디자인이 축소되면서 별도로 고가의 장비가 필요했지만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는 위로 쌓아올리는 적층기술만 확보하면 돼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를 연구하면서 300여건 이상의 핵심 특허를 개발해 한국ㆍ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출원을 완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낸드시장은 최신 포토설비를 이용한 미세화 경쟁 대신 적층 수를 높이며 고용량을 실현하는 기술 대전환을 이루게 됐다"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집적도를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해 세계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공정 미세화 경쟁에 주력해왔다.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하면 같은 면적의 웨이퍼 원판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세화 기술은 최근 물리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10나노 이하로 미세화를 진행하면 낸드플래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단위인 셀 간의 간격이 좁아져 간섭현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30나노에서는 집(셀) 간 거리가 넓어 이웃집의 소음이 전달되지 않았지만 공정이 10나노로 줄면서 집간 거리가 크게 줄어 이웃집 소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식이다. 더구나 10나노 공정의 경우 복잡한 공정으로 인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약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미세화의 문제를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해결했다. 기존에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구조 혁신'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삼성전자의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계기로 스마트폰 등 첨단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의 용량과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더 많은 음악과 사진ㆍ동영상 등을 저장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규모는 올해 236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 308억달러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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