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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장들, 거시지표 수정 불가피
입력2001-03-21 00:00:00
수정
2001.03.21 00:00:00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인정경제정책의 수장인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통화정책의 책임자인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밝힌 경제관은 '저성장 속에 고물가', 즉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ㆍ일 경제의 악화로 경제성장률이 4%대로 둔화되고 4% 내에서 억제하겠다던 소비자물가도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진 부총리는 이날 우리 경제가 5~6%대의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대폭 후퇴, 처음으로 4%대로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3개월 전에 올해 경기를 전망할 때보다 미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오히려 연착륙보다 커졌다는 판단에서 비롯한다.
전 총재도 이례적으로 환율급등 등으로 인해 4%대의 물가안정 달성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율급등과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당국의 희망대로 통제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경제 양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ㆍ일 경제의 악화가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이에 따른 성장률, 물가 등 주요 거시지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김종인 전 청와대 수석은 이날 경남 창원시 창원호텔에서 열린 제87회 경남경영자협회 조찬모임에서 현 정부가 구조조정 이후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다음은 진 부총리, 전 총재, 김 전 수석의 주요 발언.
◇진 부총리
미국 경제가 경착륙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국책ㆍ민간연구소장, 한은총채, 금감위원장 등과 함께 토론을 벌인 결과 세계경제 전망 성장이 낮아지고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6대4로 많았다.
3개월 전에 비해 우리 경제 여건이 나빠진 것이 분명하다. 미국 경제가 2% 미만으로 성장하면 우리 성장률도 4%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과 남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예비대안을 가지고 돌파해야 한다.
◇전 한은 총재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연속 4.2% 올랐고 특히 공공요금의 인상기여율이 46%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 최근 엔화 약세 영향 등으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요금과 환율, 두 가지가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일본은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36%에 달할 정도로 정책 수단이 없지만 우리는 아직 거시정책 수단이 남아있고 상대적으로 정치적 리더십도 있기 때문에 장기 침체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김 전 청와대 경제수석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들어서게 된 요인은 재벌들의 과잉체제와 과잉부채구조가 낳은 병패로 궁극적으로는 정부 경제 정책의 총체적인 실패에 있다.
현재 경제 정책도 일시적인 구조조정 이후 경제위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나치게 선언적인 정부의 경제 정책 운영은 큰 잘못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나라들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괜찮다고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근거 없는 희망을 남발하는 것이다.
경제가 제자리를 잡도록 시장경제 확립 여건을 조성하고 정부의 역할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의약분업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이 공명심의 발로에서 졸속으로 추진한 정책이 얼마나 국민 경제에 손상을 줄 수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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