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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변하고있다] 정숭렬사장 인터뷰
입력1999-01-28 00:00:00
수정
1999.01.28 00:00:00
『경영혁신은 무엇보다 노사의 화합된 힘이 있을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정숭열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도로공사가 공기업 경영혁신의 우등생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하자 마자 곧장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중심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했던 鄭사장은 『모든 직원이 기꺼이 고통을 분담했기 때문에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의 구조조정은 성공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켠으로 고충도 많았지요.
▲사실 취임하자마자 4명의 본부장과 9명의 처장급 간부, 자회사 사장 3명을 퇴진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체제로는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직원들에게 『소신껏 하자』고 부탁했습니다. 남이 하는대로 따라가서는 아무것도 안된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노조가 반발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습니다만 나중에는 제 뜻을 이해하고 따라줬습니다. 고마울 뿐이죠.
-경영방침을 「섬기는 경영」으로 정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지난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최고의 가치로 삼은 것은 「21세기 으뜸 한국도로공사 건설」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곧 섬기는 경영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국민을 섬기지 않는다면 누가 국민을 섬기겠습니까. 작년말 고속도로서비스 헌장을 제정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이 헌장에는 불친절한 직원은 퇴출시킨다는 삼진아웃제도 들어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진정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생각입니다.
-도로공사의 부채가 6조원이 넘어 일부에서는 부실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부채는 많습니다. 그러나 이 부채가 부실경영 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는 물류난 해소를 위해 고속도로를 계속 건설하는 과정에서 생긴 빚입니다. 건설비의 50%만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다 보니 빚이 늘어난 것입니다. 더욱이 현재의 고속도로 통행료는 건설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습니다. 건설비를 제대로 회수할 수 없다는 얘기죠. 도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더 많은 재정지원과 함께 통행료 현실화가 시급합니다.
-구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데 앞으로 어떻게 이를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까.
▲구조조정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보이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즉 「의식」의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노사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구조조정이야 말로 진정한 경영혁신으로 가는 필수요건입니다. 올 한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긴 상처들을 보듬고 새로운 도공으로 거듭나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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