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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호 심텍 사장

“D램 인쇄회로기판(PCB) 분야에서 유일하게 해외 5대 D램 회사들에게 모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도 2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국내 PCB 산업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해외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심텍 전세호 사장은 반도체 경기가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심텍의 해외시장 수출과 매출신장세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사장은 남들이 경기불투명을 이유로 시설투자를 줄이고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심텍은 올해 11월까지 774억원의 매출과 20억원의 영업이익, 3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8%, 146%, 158%나 증가한 것이다. 전사장은 “내년에는 매출이 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제품의 대부분을 직수출이나 로컬수출 등으로 해외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명의(名醫) 화타의 말을 곧장 인용한다. “나는 죽은 사람은 살릴 수가 있다. 하지만 죽으려고 하는 사람은 살려낼 수 가 없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는 자기자만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자기비하에 빠져 의욕을 상실하는 것은 더욱 피해야 한다고 전사장은 강조했다. 지난 87년 설립된 심텍이 설립 17년만에 세계 D램 PCB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미래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될 것이라고 먼저 포기하기 보다는 과감한 도전으로 어려움을 극복했기에 오늘날의 심텍이 있는 것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심텍은 제2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450억원을 투자해 3,000여평의 빌드업(Build- Up) 전용공장인 3공장을 준공하고 품목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 D램 PCB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브서트레이트 및 이동통신용 다층기판 사업에 적극 진출해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심텍은 마이크론, 인피니온, 난야테크놀로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세계 5대 D램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신공장 가동으로 내년에는 매출규모가 70% 이상 늘어나는 등 성장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사장은 “세계 PCB시장이 공급초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빌드업 기판은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을 정도로 당분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심텍은 외국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한 해외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일본 미야기전자와 기술제휴를 맺고 지난달부터 차세대 빌드업 공법으로 첨단 기판을 양산하고 있으며 LG필립스LCD와 LCD용 PCB 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사업군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적중해 영국 그래픽PLC사와 초고다층 네트워크 기판에 대한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대만 난야사로부터 제품 품질승인을 따내는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전사장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Good to Great)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최소한 수명이 30년 이상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사장은 또 심텍이 설립 17년된 회사지만 앞으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으로 위대한 기업의 요건을 갖추어 나가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CEO는 자기자신을 직원들에게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과 개별부서의 의사결정에 일일이 참견하거나 직원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에는 그 회사의 희망은 사라진다고 믿고 있다. 직원과 부서팀장들은 나무에 해당되고 중역은 숲에, CEO는 산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CEO는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전사장은 고려대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며 미국에서 MBA과정을 밟았다. 미국 유학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는 섬유회사의 미국 영업일을 하면서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심텍은 내년도 경영이념을 `올곧은 기업(To The Integrity)`으로 정했다. 회사의 투명성을 한층 높이겠다는 것이다. 전사장은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제 개인법인이라기 보다는 공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투명한 경영을 통해 임직원뿐 아니라 소비자, 주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년반 동안 매달초가 되면 전 직원에게 직접 작성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회사의 실적과 경영방침을 명확하게 밝히고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직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CEO와 직원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야지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전사장 주변에는 회사 경영이 어려웠을 때에도 떠나지 않고 오랜시간 동안 동고동락을 같이한 중역들이 많다. 그는 심텍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사람들이 만든 검증받은 회사`라고 자신있게 소개한다. 검증받은 사람이란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다. PCB 분야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회사와 직원들간 교육과 의사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도 기술도 아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전사장은 인재를 강조한다. 17년동안 사람중심의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매달 직접 쓴 `아침편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전사장은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부친이 운영하던 섬유회사에서 영업일을 하면서 PCB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바로 창업을 단행했다. 당시 생산라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다녔는데 은행 간부를 만나 “저는 지금까지 집과 애인의 집 두 곳만 왔다갔다 합니다. 제 애인의 성은 `심`이고 이름은 `텍`입니다”라고 말해 은행간부를 감동시켰다는 일화가 있다. ◇약력 ▲56년 서울생 ▲82년 고려대 문과대학 졸업 ▲84년 미국 페어레이 디킨스대 경영대학원 졸업(MBA) ▲85년 ㈜청방 기획관리실장 ▲87년 심텍설립 ▲90년 5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0년 코스닥 시장 등록 ▲현 심텍 사장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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