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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영혁신] "변해야 산다" 위기 정면 돌파

해외시장 개척·신기술 개발 속도내고… 원가 더 낮추고…<br>글로벌 경기침체 심화에 비상경영체제 속속 가동<br>봉사·소외계층 돕기 등 사회공헌활동도 적극<br>가계·중소기업 지원 등 경제 안전판 역할도 톡톡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ㆍ중국은 물론 신흥개발국에서도 경기침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경기가 나빠지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수출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좋지 않은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수다. 실제 삼성 등 대기업들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공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위기는 재정위기에 금융위기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공황에 버금가는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도 선제적으로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 경기불황 속에서 경영혁신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것. 경영혁신 없이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공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공기업으로서의 역할 확대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사회양극화가 더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는 업체도 있다. 사회적으로 어려울 때 사회적 책무를 다해 사회적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공기업으로서의 외연을 넓히게 되면 궁극적으로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과거 주어진 임무만 소극적으로 하던 형태에서 탈피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히 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우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수출전선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 당장 7월에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전체적으로 봐도 무역흑자는 낼 수 있겠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aT는 우리 농식품의 해외시장 개척과 한류 푸드 수출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은 물론 영세농가의 판로를 적극 개척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도 뒤지지 않는다. 해외농업 개발과 곡물ㆍ사료재배단지 개발확대 등을 통해 미래 먹을거리 확보는 물론 민간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위기를 성장동력으로 삼는 공기업도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코어-테크 2020' 전략을 수립해 오는 2020년까지 수자원ㆍ상하수도ㆍ녹색기술 등 핵심 분야의 78개 기술과제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재정긴축 등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전력도 누적 적자 확대와 국제 원자재 가격 불안정 등을 맞아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비상계획 수준을 높이고 초긴축 경영에 들어가는 한편 상시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적자구조 탈피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회사 경영현안을 직원들과 공유해 한전의 중장기적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공기업들도 적지 않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가계와 중소기업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공기업들이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대표적 서민금융대출 상품인 '바꿔드림론'을 통해 고금리로 고통 받는 저소득 서민층 11만명에게 1조1,000억원을 지원,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했다. 지난 6월 서민금융 포털사이트인 '서민금융나들목(www.hopenet.or.kr)'을 연 데 이어 9월부터는 서민금융제도를 통합 안내하는 '서민금융 통합콜센터' 관리도 담당한다.

한국도로공사도 고유가 시대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뜰주유소를 올해 추석 전까지 100개소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고속도로 주유소는 171개소 수준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반대로 외면 당하기 쉬운 주변 이웃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공기업도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동식 검사차량을 이용해 차량점검을 받을 만한 정비소가 없는 주민들에게 자동차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민들레국수집과 안산 군자사회복지관을 정기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과거 공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주어진 역할만 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 지원 등에도 나서고 있다"며 "경영혁신을 제대로 이뤄낸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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