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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내주초 탈당·출마 선언 박근혜와 연대땐 파괴력 만만찮을듯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이명박(가운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일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 독도함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거수경례 자세로 수병들의 경례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명박 후보 진영과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20%를 상회하면서 정동영 대통합신당 후보를 추월하자 정치권에서는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나타났던 '이명박-박근혜' 대결 상황과 구도가 비슷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재가 출마하더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결정적인 카드'가 없어 대권을 장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근혜 넘어서지 못할 것"=이 후보 측의 주된 시선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만큼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쪽이다. 이 후보는 2일 "한나라당의 승리는 역사의 순리다. 이 길을 막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를 그르치는 것"이라며 이 전 총재에 우회 경고했다. 이 후보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출마 자체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 전 총재는 박근혜 전 대표보다 더 약점이 많은 후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후보 측은 이 전 총재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기회에 '차떼기' 등 한나라당의 부정부패 이미지를 이 전 총재에게 떠넘겨 '극보수 부패세력(昌)' 대 '중도 경제세력(李 후보)' 대 '무능한 좌파정권(鄭)'의 구도로 재편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후보의 '대세론'을 바탕으로 여론에 호소,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이 후보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표를 몰아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번 해보겠다는 거냐"=이 전 총재 측은 이 후보 측이 '화합'을 요청하면서도 사실상 정면 대결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에 대해 출마 명분으로 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이라는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자택에 머물렀지만 분주한 분위기였다. 오전에는 지난 대선 패배 후 이 전 총재를 곁에서 보좌한 지상욱 박사가 자택을 방문, 40여분간 머물렀다. 오후에는 이 전 총재의 고향인 예산 지역 지지자들 20여명이 자택을 찾았다. 이들은 면담 뒤 "이 전 총재의 표정이 밝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 측은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의 'BBK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한 내용 등이 출마 명분과 선거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교롭게도 이달 중 'BBK 사건'의 핵심인 김경준씨가 국내로 송환돼 모종의 '폭로'를 할 예정인 것과 시기적으로 겹친다. 아울러 이 전 총재는 국민중심당 측의 연대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보수 대연합' 깃발을 들지 주목된다. ◇昌 파괴력은=지금 구도로는 이 전 총재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의 뒤늦은 출마 선언에는 명분 면에서 약점이 있어 표 분열을 우려하는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전 총재의 과제는 '이명박 대세론'을 무너뜨리고 보수 진영의 대표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지만 자력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박근혜 전 대표와 연대하는 등 보수세력을 껴안고 영남과 충청 등 지역적인 기반을 확보한다면 만만찮은 세력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정치에 복귀, 명예회복에 나서는 한편 정치적 지분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입력시간 : 2007/11/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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