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대한민국 증권대상]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버크셔 헤서웨이 같은 투자그룹 육성”증권-IB·자산관리, 보험-변액보험·퇴직연금 역점증권·국내 자산운용 부문 전문경영인에 맡기고보험 정상화·해외 자산운용시장 진출 주력할것증시 과실 외국인 독차지…연기금 적극 참여해야 정리=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앞으로 미래에셋을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 세 축을 중심으로 버크 헤서웨이 같은 투자전문그룹으로 육성할 것입니다.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돈이 흐르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세계의 투자전문그룹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9일 여의도 미래에셋빌딩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금융ㆍ자본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미래에셋그룹의 운영전략과 청사진에 대해 밝혔다. 박 회장은 "증권은 IB(투자은행)와 자산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보험은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하도록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산업부문에 비해 턱없이 뒤처진 금융ㆍ자본시장의 글로벌경쟁력 향상을 위해 증권과 국내 자산운용 부문은 전문경영인들에게 주로 맡기고 보험 정상화와 해외자산운용시장 진출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들의 주식보유 비중이 41%나 되는 상황에서 증시가 올라도 과실은 외국인 차지가 된다"며 "앞으로 연기금이 증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주식시장에 '적립식 펀드 열풍'이 불면서 간접투자를 강조해 온 미래에셋의 위상이 한층 부각됐습니다. 간접투자가 새로운 조류를 형성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와 성공비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펀드수익률이 중장기적으로 좋게 나오면서 주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어요. 과거 한국증시는 투기적 성격이 강했죠. 그래서 저희는 창업 때부터 줄곧 간접투자를 강조했어요. 노후를 대비해 투자자들이 5만~10만원씩 저축하듯이 편안하게 간접투자를 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설득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외국의 경우 3~5년 정도의 수익률을 보고 평가를 내립니다. 그만큼 투자기간을 길게 본다는 것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미래에셋은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를 꾸준히 잘 관리해 왔고, 은행판매가 늘면서 적립식펀드 붐 조성에 기여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기업 수익 증가와 수급구조 개선으로 구조적인 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와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국의 상황은 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는 다릅니다. 그 당시 일본은 미국경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가 미국이 침체되니까 어려워졌죠, 반도체 투자도 확 줄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장하는 중국, 인도, 동구를 동시에 겨냥하고, 새로운 투자처와 이익기반을 확보했어요. 기업 내용이 건강해지고 IT와 BT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갖고 있어요. 우리 스스로 우리 현실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현재 5,000조~6,000조원에 달하는 국내 자산 가운데 10% 이상은 금융자산으로 넘어올 것으로 봅니다. 현재 가계자산의 80%이상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인 반면 일본, 미국은 60% 정도밖에 안됩니다. 금융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생명(구 SK생명)을 인수한 뒤 변액보험 분야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생명 육성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생명 인수가 4개월 가량 돼 가는데 빠른 속도로 안정돼 가고 있으며 인수 후 구조도 많이 바꿨습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조개편은 연말께면 끝날 것입니다. 변액보험시장에서 괄목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시장에서 정상권에 서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투자전문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증권과 운용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장기자금 관리차원에서 보험사가 꼭 필요합니다. 재작년 말에 SK투신 산 것은 SK생명 인수를 위한 고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보험사를 염두에 뒀습니다. 싱가포르에 갈 때가 아니면 줄 곧 생명에 머무르며 직원들을 교육하고 회사의 체질을 바꾸고 있는 것은 증권ㆍ자산운용ㆍ보험을 연계시킨 투자상품과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내도록 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경우 변액보험이 전체 보험시장의 50%를 차지합니다. 금융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보험산업 역시 큰 틀에서 자산운용산업으로 보고 고객에게 수익을 안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셋은 전설적인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워런 버핏을 따라한다기 보다는 부동산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는 큰 흐름 속에서 버크셔 헤서웨이처럼 투자전문그룹이 생겨나야 한다는 측면에서 얘기한 것입니다. 지금 은행에 저축해서 노령화에 대비할 수 있나요. 투자형 상품으로 가야 합니다. 미래에셋 말고도 투자전문그룹이 여러 개가 나와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미래에셋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을 우려하기도 합니다만 피델리티는 미국 GDP의 7%를 운용하고 있어요. 우리는 아직 멀었죠. 세계를 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자산액이 1조원을 돌파한 솔로몬주식형펀드의 경우 3조원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그 정도까지 키워도 운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중개업무에서 벗어나 종합자산관리와 IB 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 상장계획도 있는 것으로 아는 데 향후 육성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생명 상장문제도 궁금합니다. ▲증권사를 처음 만들 때 객장의 전광판을 없앴어요. 간접투자하자는 뜻이었죠. 또한 창업 때부터 적립식펀드를 강조했습니다. 증권은 내년 2월 상장할 예정이며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브로커리지도 3위권으로 높긴 하지만 앞으로 IB 부문과 자산관리를 주력으로 키울 방침입니다. 미래에셋은 투자전문그룹으로 갈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증권도 이해해야 합니다. 생명도 요건이 맞고 당국이 허용한다면 3~5년 내 상장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와 증시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우리 증시가 지금보다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노동시장 유연성과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고용과 소비가 늘어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과거 코스피지수 1,200포인트이면 여의도가 떠들썩했을텐데 지금은 우량주의 60%를 외국인이 갖고 있어 증시가 올라가도 우리에게 돌아 오는 게 별로 없습니다. 외국인만 배당과 차익을 엄청 챙기고 있죠.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이 총 240조원의 보유금액 중 50조원 가량을 팔아야 되고 이를 국내 연기금이나 금융자산에서 받아줘야 합니다. 산업부문은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데 한국 금융산업은 이에 못 미칩니다. 특히 아직 금융서비스업 규제가 적지 않습니다. 독립 FP(파이낸셜 플래너)제도를 도입한다든지 선진국모델로 바꿔 금융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부동산은 중개업소를 개인이 하는데 금융판매는 왜 개인이 하면 안되나요. 금융ㆍ자본시장도 글로벌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올해와 같은 수익률을 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개인입장에서 어느 정도 수익률을 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지 조언을 해 주십시오. ▲최근 기준으로 거치식 1년 누적수익률이 50~60%에 달하는 데 이는 너무 높습니다. 금리가 5% 수준이라면 앞으로는 연 15% 정도 투자수익률이면 괜찮다고 봅니다. 그 이상 가면 보너스라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장기투자 과정에서 한해 정도 손실이 날 수 있지만 두려워하면 안됩니다. 또 유행을 쫓지 말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가는 펀드를 골라야 합니다. 입력시간 : 2005/11/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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