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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들 "싼 임대점포 없나요"

공공기관과 은행, 증권사들의 사무실과 점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건물주들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떨어져 건물 보증금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내년부터 상가임대차보호법까지 시행되자 시중금리보다 3~4배나 높은 월세로 전환하는 한편 보증금도 종전보다 대폭 올리기 때문이다.◇연 12~18% 월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전국 사무소는 업무의 특성상 실직자와 취업준비자, 구인에 나선 기업체 관계자들이 즐겨 찾는 곳. 민원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급적 사무소 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울산사무소는 얼마 전 2년만에 둥지를 옮겼다. 남구 삼산동의 5층 건물중 1~3개층 270평을 6억2,000만원에 임대했지만 건물주가 재계약을 앞두고 보증금 1,000만원에 600만원의 월세를 요구한 것. 월세 이율은 연 12%. 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할 경우 발생하는 연간 순이자(세금제외)가 4%대인 점을 감안하면 건물임대비용이 3배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대전지점도 최근 인근 건물로 점포를 옮겼다. 13억원의 임대보증금을 주며 120평을 사용했으나 건물주가 연리 13%의 월세 전환을 요구했다. 결국 대전지점은 과도한 월세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인근 건물주와 11억원에 계약했다. ◇울고싶은 은행 시중은행 점포들은 이전마저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고객관리와 이전에 따른 막대한 내부 인테리어 비용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재계약에 나서고 있다. 총 164개의 점포를 거느린 대구은행은 지난해 다사, 동대구시장 등 2곳을 월세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재계약을 앞둔 73개 임차점포중 상당수가 월세 전환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산은행도 지난해 2개 지점이 각각 5,000만원과 10억원의 보증금 계약을 해지하고 70만원, 300만원씩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했다. 부산은행은 총 195개 점포중 35개 점포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보증금은 올리고 월세는 낮춘다는 내부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월세 부담을 줄인 점포들은 과다한 보증금 인상을 요구받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물주들은 내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될 경우 5년간 임대료 인상이 어렵게 됨에 따라 보증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전국 466개 점포의 70%정도가 재계약을 앞두고 있으나 일부 점포의 경우 건물주들이 2배이상 보증금 인상을 요구해 점포 폐쇄를 검토중이고 아예 건물 매입까지 추진하고 있다. ◇시중금리 연 8% 진입이 고비 예상 부동산전문가들은 시중 예금금리가 최소 연 8%이상 상승하지 않으면 대형 상가 점포들의 월세 전환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올 상반기중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을 위한 실사가 진행되면 건물주들의 월세 전환과 대폭적인 임대료 인상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K은행 관계자는 "건물주들이 자기건물의 재산가치 증식을 위해 고객이 몰리는 은행 유치에 열을 올리던 것은 옛말"이라며"과도한 건물 임대비용이 새로운 경영압박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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