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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변동폭 폐지 영향·국내 금리 전망(국내경제)
입력1997-12-22 00:00:00
수정
1997.12.22 00:00:00
◎환율변동폭 폐지 영향/상승세 제동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환율 변동폭이 폐지됨에 따라 이제 시장평균환율제에서 사실상 자유변동환율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기존 시장평균환율제 하에서는 중앙은행이 개입할 여지가 컸으나 자유변동환율제 하에서는 자유로운 환율의 변동을 통해 경상수지가 변화하고 그에 따라 실물 부문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따르게 한다.
원·달러환율은 정부의 환율 변동폭 제한폐지에 따라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주 한때 달러당 1천8백원선까지 오르던 환율이 환율 변동폭 제한이 폐지된 지난 16일에는 1천3백원대까지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부터 기업체들의 네고물량(원화환전을 위한 달러화 수출대금)과 개인 보유 달러화가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 안정세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게다가 신임 대통령이 IMF의 정책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한 만큼 대외신인도가 제고되면서 해외투자가들이 다시 유입되어 환율의 급속한 하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MF의 긴축기조 요구도 환율 하락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변동환율제 하에서의 긴축재정정책은 이자율 하락에 따라 자본 유입을 감소시키고 국내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환율을 상승시킨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이자율 수준은 해외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므로 긴축재정에 따라 이자율이 하락하더라도 자본 유입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게 된다. 따라서 긴축재정이 환율 하락의 장애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큰 폭의 변동없이 연말 달러당 1천3백∼1천4백원선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일단 연말에 원·달러환율이 하락했다가 내년 초에 다시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아무래도 시장의 불안요소가 많을 것이고 더구나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 외환시장의 경우 급격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안정을 위해서는 외환시장의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의 외자유입을 촉진해야 하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즉 스와프시장이나 선물환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원·달러환율은 정부의 환율안정 의지, 외국투자가의 시각변화,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여태까지 이처럼 큰 폭으로 환율이 변동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 정부나 기업으로서는 정책 수립과 사업운영 계획에 있어 당분간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은 외환관리에 좀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선물환, 스와프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환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외환업무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단기적인 환율 예측보다는 계약 단계에서 원가를 확정짓는 것이 좋고 계약 통화를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는 엔, 마르크 등 이종통화로 바꾸는 것이 좋다.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되도록 단기 무역금융을 활용하기보다는 수출입 결제시기를 일치시키는 매칭전략을 관행화하는 한편 연지급수입의 경우 결제시기에 맞춰 선물환을 매입해야 한다. 필요한 달러를 주식예탁증서(DR), 해외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내 금리 전망/통화환수·투신정업 영향 시장불안
정부의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 조치로 잠시 하락세로 반전하였던 시중금리는 지난 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기관 및 기업의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으며 정부의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막대한 지준 부족 규모에 따라 단기자금시장의 위축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시장의 경색이 지속되면서 콜금리와 CP 수익률은 여전히 25%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금융기관의 자금난이 종금사, 증권사에 이어 투신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의 법정상한선 확대로 향후 금리 상승세를 예상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를 자제하고 있는데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증가세도 마무리됨에 따라 회사채 수익률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23%대를 기록하였다.
당분간 금리가 하락세로 반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 요인인 자금시장의 경색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이다. 정부의 유동성지원에도 불구하고 신세기투신 영업정지에 따른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 확산과 은행권의 자기자본 확충 문제로 금융기관간 자금 흐름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통화긴축에 대한 협약 이행을 위해 최근에 막대하게 방출된 통화를 곧 환수할 것이라는 우려도 시장 불안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금융시장의 안정은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에 대한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방향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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