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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유동성 숨통

에쓰오일 2조규모 지분 전량 아람코에 매각

현금 9,500억 확보 재무구조 개선 순항


한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 지분 전량을 아람코에 2조원에 매각, 유동성 개선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은 2일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약 3,200만주 전량을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오버시즈컴퍼니(AOCAramco Overseas Company)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총 매각 대금은 2조원이다. 한진그룹은 애초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통해 2조2,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에쓰오일 주가 하락으로 매각가가 2,000억원가량 하향조정됐다. 이번 지분 매각협상 타결로 한진그룹은 지분 확보 당시 아람코에서 차입했던 부채를 제외하고 약 9,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지분 거래는 아람코가 주식 추가 취득 신고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완료되며 대한항공 측은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금을 회수하고 한진에너지를 청산할 계획이다.

한진에너지는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당초 에쓰오일 지분투자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한진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지난해 발표했던 유동성 확보 계획의 대부분을 이행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월19일 에쓰오일 지분 매각, 노후 항공기 매각, 비영업용 부동산 및 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당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해 마련한 재무개선 계획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9,500억원 현금 유입으로 한진해운 지원 금액인 6,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에쓰오일 지분 투자에 따른 배당 수익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의 2대 주주로 2013년 결산·중간 배당금으로 425억원을 받는 등 2009년 에쓰오일 지분을 인수한 후 7년간 배당금으로만 7,279억원을 받았다.

한진그룹은 이에 앞서 최근 한진해운 벌크선 전용선 사업부 매각도 완료해 1조6,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진해운은 이를 통해 1조3,000억원의 부채를 감축하고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업황 회복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자구 노력으로 한층 더 공고한 재무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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