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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핫 코너] 2. 동대문·남대문시장
입력2000-01-03 00:00:00
수정
2000.01.03 00:00:00
김희석 기자
뉴밀레니엄에도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은 재래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이들은 재래시장의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편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 맞서 생존의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 만한 동대문과 남대문의 상권대결, 올해에는 어떻게 펼쳐질까.◇동대문시장의 강점은 집중력
지난해 유통업계 빅뉴스 가운데 하나는 동대문상권의 눈부신 성장이다. 동대문시장은 그동안 거품경제의 영향과 과소비분위기 등으로 백화점과 고급 수입브랜드로만 몰렸던 고객들의 발길을 돌려놨다. 특히 학생 및 20대 초반을 중심으로한 젊은이들에게는 패션특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동대문은 쇼핑공간으로서 뿐 아니라 새로운 유통형태를 만들어냈다.
동대문이 급신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일관된 기획- 생산- 판매 네트워크로 요약되는 의류산업의 집적화에 성공했기 때문. 이는 곧바로 세계 유행패션의 신속한 수용과 제품 생산기간의 단축, 그리고 재고비용의 최소화로 이어졌다. 동대문의 상인들은 「파리의 뉴패션도 일주일이면 매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차 있다.
동대문 밀리오레의 류도원차장은 『동대문 쇼핑몰을 남대문과 비교할때 가장 큰 특징은 공동체적 마인드에 있다』며 『상인들이 자기점포를 가진 사장이라는 생각보다는 상가가 흔들리면 자기점포 또한 무너진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대문시장엔 없는게 없다
동대문시장에 많은 고객을 빼앗긴 남대문시장의 절치부심이 올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 굳앤굳디자이너월드가 지난해말 문을 열었고 오는 8월에는 밀리오레 명동점이, 그리고 메사도 하반기중에는 선을 보일 전망이다.
성장가능성면에서 볼때 남대문시장도 결코 동대문에 못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낫다. 우선 눈에띄는 것은 쇼핑객 유치에 유리한 지리적 위치. 각종 사무실을 비롯, 호텔· 백화점과 명동상권이 주변에 몰려있어 자연스럽게 쇼핑객을 흡수할 수 있다. 남대문 상인들은 『동대문은 주고객이 10대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남대문은 구매력에서 비교가 안되는 30대 이상을 소비자층으로 확보할수 있다』고 장담한다.
특히, 1,700 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전문 아이템의 확보는 남대문시장의 강점. 남대문시장주식회사의 백승학계장은 『동대문은 여성캐주얼 한가지 아이템인 반면 남대문은 아동복, 신사복, 숙녀정장, 액세서리, 안경, 토산품 등이 망라돼 있다』며 『일부 아동복 등은 동대문상인들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남대문시장은 내년 7월 출범을 목표로 사이버쇼핑몰을 구성하고 있다. 앞으로 보편화될 전자상거래에서는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플랜이다.
◇해외시장 영토경쟁 불붙어
동대문과 남대문의 경쟁은 이제 해외로 이어지고 있다.
동대문 패션몰 밀리오레가 오는 7일 대만 최고 백화점인 갤럭시 백화점에 입점한다.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백화점 전층(지하2층 지상 13층)을 밀리오레 쇼핑몰로 전환시킨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굳앤굳디자이너월드도 북경진출을 준비중이다. 이와함께 상품기획, 생산, 물류운송시스템, 판매, 대고객서비스까지 국제규격의 ISO인증을 받으려한다.
동대문·남대문 상인들은 국내에 안주, 내수시장 갈라먹기 경쟁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제는 누가 더 싼 가격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이길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될 뿐이다.
『동대문시장과 함께 한국재래시장의 잠재력을 해외에 알리고 싶다』는 디자이너월드 김재본사장의 각오속에 재래시장의 미래가 들어있다.
김희석기자VB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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