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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선 실명제 골격 유지원해”/임창렬 부총리 문답
입력1997-12-06 00:00:00
수정
1997.12.06 00:00:00
◎협상과정 미개입/그것이 우리 현실/과다부채 파국불러/이면계약,보조장치임창렬 부총리는 5일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조건 합의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합의서상 내년 경제성장률은 「약 3%」로 돼있다』고 밝혔다.
임부총리는 이어 『지금은 잘잘못을 가릴 때가 아니라 일단 정부에 힘을 모아줄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부가 지난주말 IMF 실무협의단과 자금지원 조건에 잠정합의했는데 발표가 3일 이상 늦어졌다. 막판 협상에 변수는 무엇이었나.
▲잠정합의안으로는 IMF이사회에서 투표권을 많이 갖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을 설득시킬 수 없다는 IMF 본부의 요구 때문이다. 협상안의 이행에 대해 3당 대선후보의 약속을 얻어내는 것은 큰 문제가 안됐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바닥날지 예상치 못했나.
▲10월말 3백5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이 외국 금융기관들이 단기외채를 급속히 회수해가는 바람에 협상을 시작할 무렵 급격히 줄었다. 우리나라의 외채상환 능력은 다른 개발도상국의 3배가량 되지만 단기외채가 총외채의 60%인 6백80억달러로 지나치게 많은 점이 문제가 됐다.
―정부가 기업의 차입위주 경영을 비판하고 있지만 경제파탄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책임을 통감한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단기외채 급증을 방치했으며 감독기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은 잘잘못을 가릴 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우방국들에 지나치게 많은 양보를 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본에 대한 무역역조를 시정하기 위해 도입한 수입선다변화제도는 이미 2000년 이전에 철폐하기로 한 사항이다.
―협상과정에서 통화증가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통화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내년 1월 협상팀이 다시 올 때 구체적 정책변수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이 협상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립튼 미재무부 차관보가 (협상이 열렸던) 힐튼호텔에 묵은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지지 없이는 이사회를 통과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가 안왔더라면) IMF는 워싱턴에서 우리의 정책개혁 플랜을 협의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폐쇄대상 부실 금융기관에 은행도 포함됐나.
▲IMF는 당초 11개 종금사의 폐쇄를 요구했으나 협의과정에서 9개로 줄어들었다. 재경원장관이 금융기관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며 증자·부실자산 처분 등 자구노력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받아들여졌다.
―합의문 이외에 이면각서가 있는가.
▲이면계약은 합의이행을 위한 수치상의 목표뿐이다. 이밖에 긴축재정, 교통세 등 인상, 주식투자한도 확대계획 등 이미 발표한 별도 약정서가 있다.
―금융실명제 보완에 대한 IMF의 입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고 있는 뇌물방지협약이 타결되는 등 세계 금융·상거래가 투명화되고 있다. IMF는 이런 차원에서 실명제의 골격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자료가 투명하고 진실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구체적으로 협의했나.
▲다음 협상단이 오면 노동부 등과 협의할 것이다.
―IMF측이 정부가 제출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통계를 불신했다고 하는데.
▲근거없는 얘기다. IMF 권고대로 통계를 작성했다.<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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