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인수에 참여한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은 19일 출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정몽구 회장실에 올라갔다. 정 회장이 직원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정 회장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는 것이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고생했다. 100년을 내다보고 한 것이니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였다. 앞으로도 만전을 기해 달라."
정 회장은 이번 한전부지 낙찰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과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정부에서 사는 것이라 결정하는 데 마음이 가벼웠다"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 회장은 한전부지 입찰을 담당한 실무진을 격려하고 고가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 입찰발표 결과 현대차가 10조5,500억원이나 써 실무진을 문책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정 회장이 이날 실무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이 같은 추측은 힘을 잃게 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고가 얘기가 있지만 해야 되는 것이 있으면 엄청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현대가(家)는 현대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26일 한전과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와 본격적으로 개발계획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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