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K그룹에 따르면 수영 스타 박태환 선수와 펜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데 이어 최근 해체위기에 놓였던 용인시청 핸드볼팀을 인수해 ‘SK루브리컨츠 핸드볼팀’을 창단했다.
SK가 비인기 스포츠 종목 육성에 나서는 것은 평소 최태원 회장의 철학이 크게 작용했다. 최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며 국민들에게 행복을 전해준 선수들의 투혼을 기업경영에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선수들의 패기를 기업경영에 반영한다면 더 많은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최근 SK루브리컨츠가 여자 핸드볼팀을 창단한 것도 최 회장의 철학과 무관치 않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창단식에서 “과거 매년 돈을 까먹는 사업부이던 SK루브리컨츠는 한때 해체위기까지 놓여있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젠 돈도 많이 벌고 세계를 향해 뛰는 기업이 됐다”며 “지난해 해체위기를 딛고 새롭게 창단한 핸드볼팀도 전세계를 누비며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의 주인공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핸드볼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핸드볼발전재단을 설립하고 핸드볼전용경기장을 완공하며 핸드볼 붐 조성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최근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은 제15회 아시아대회에서 6전 전승으로 3년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9번째 정상에 올랐고, 남녀 핸드볼대표팀 모두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SK텔레콤도 지난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로 활동하며 우수 선수의 발굴 및 지원과 함께 비인기 종목인 펜싱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이후 급속히 기량이 상승한 한국 펜싱은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러레 단체전에서 처음 우승한 데 이어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남현희 선수가 여자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SK텔레콤은 2007년 6월부터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는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SK 관계자는 “핸드볼, 펜싱, 수영과 같은 종목은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 외에도 한국인의 신체조건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엔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기업들도 이들 종목처럼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에서 앞으로도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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