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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텔-루슨트 합병 눈앞
입력2001-05-29 00:00:00
수정
2001.05.29 00:00:00
美 의회와 정보당국 반대 가능성 등 난제 산적프랑스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알카텔과 미국의 경쟁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러지가 합병한다.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임한 양측은 28일(현지시간) 이사회 의결을 거쳐 29일 합병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러지가 합병할 경우 유럽과 북미의 제 3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 접목에 따른 시너지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특히 알카텔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빅딜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이 냉담한데다 미 의회와 정보당국이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외형은 동등 합병, 속내는 인수=뉴욕 타임스와 월 스트리트 저널 등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거래는 동등 합병(merger of equals) 형식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는 알카텔이 프리미엄 없이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주식을 320억~34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합병 후 회사명을 알카텔이나 루슨트 테크놀러지가 아닌 제 3의 명칭을 사용하고, 법적으로는 프랑스 회사지만 본사는 미국에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간 40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위해 2만 여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는 달리 감원이 없음을 공식 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잡음 없이 모양새 있는 출범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종 합병에 난제 산적=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합병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 갔음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은 상태다.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반등이 냉담하다.
양사간 합병 추진 소식으로 알카텔은 지난 주 프랑스 증시에서 12%나 하락했으며, 25~30유로까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알카텔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은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졌을 경우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부채 승계에 따른 부담 증가와 함께 합병 회사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두 업체간 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미 의회와 정보당국의 반대 가능성. 현재 루슨트 테크놀러지 산하에 있는 벨 연구소는 전 세계 30여개국에 3만여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미 정보당국과 암호 해독 등 민감한 부문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왔다. 이에 따라 미 의회와 정보당국은 루슨트 테크놀러지가 프랑스 회사로 넘어가는데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美, 합병 승인 전망 우세=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합병은 미 해외투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위원회에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오닐 재무장관 등 보수 색채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쉽사리 합병 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카텔과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합병은 최종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시장논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
실제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2001 회계연도 상반기에만 무려 47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대규모 채무로 인해 노텔 네트워크 및 시스코 시스템스 등 라이벌 업체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전문가들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일본전신전화(NTT)가 미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베리오를 55억 달러에 인수하는데도 처음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결국 승인됐으며, 도이체텔레콤의 보이스 스트림 인수 역시 미 의회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실현됐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결국 시장 논리에 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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