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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밸리 연초부터 칼바람
입력2002-01-25 00:00:00
수정
2002.01.25 00:00:00
지역회사대표 횡령등 검찰수사 확대 가능성벤처메카 대덕밸리에 연초부터 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각종 게이트로 벤처가 마치 비리의 온상인 것 같은 사회분위기 속에 대덕밸리의 한 회사대표가 소액 주주들로부터 배임 등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이 회사는 존폐위기에 몰렸으며, 지역 전체 벤처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투자유치 등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벤처업계와 지역주민들은 이 회사 대표의 개인적인 불법행위와 부도덕성이 고소인 주장대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벌을 해야 하지만, 많은 기술을 축적한 유망 벤처기업이 매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어수선한 대덕밸리
각종 사건으로 국내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벤처메카 대덕밸리에서 소액 주주들이 회사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장비 전문벤처기업인 D사 소액주주 26명이 이 회사 대표 김모씨를 회계분식 및 배임, 외화도피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여타 대덕밸리 벤처기업들 또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덕밸리 원자력전문 K벤처기업이 자사 연구실장으로 근무했던 직원들이 이 회사 핵심기술을 유출해 벤처를 창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경찰에 기술유출여부를 조사요청,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일부 투자기관 또는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기업 대표들이 회사자금을 개인적으로 전용, 회사를 경영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대덕밸리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수사확대 촉각
지역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범 정부적인 벤처비리 척결 분위기 속에서 D사 사건이 대덕밸리 벤처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수사가 시작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 주주로 대전시 전ㆍ현직 고위공무원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가성 의혹까지 제기돼 검찰의 수사범위 확대가 예견되고 있다.
이미 공무원 등 각계 사회 유력 층을 주주로 확보해놓고 있는 일부 벤처기업은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똥이 튀지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대덕밸리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분위기가 한창 고조됐을 때 일반 시민은 물론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자를 모집했다"며 "자칫 이번 사건이 건전한 투자자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개인비리 단죄하되 기업은 살려야
D사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유망 벤처기업으로 인정 받아 왔다. 따라서 지역민과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개인의 실수를 빌미로 회사의 문을 닫게 하는 것은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산업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대덕밸리 벤처연합회 이경수 회장은 "대덕밸리에서 주주들이 회사 대표를 고발하는 사태까지 일어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개인의 잘잘못은 분명히 가려야 마땅하지만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용기를 북돋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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