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남대문로의 LG유플러스 본사. 김성철 LG유플러스 차장이 회의실에서 강남의 협력업체와 화상회의에 한창이다. 김 차장이 리모콘을 누르자 상대방 쪽에 설치된 화상회의용 카메라가 움직여 화면 각도를 바꿨다. 김 차장은 이어 회의에 관련된 문서를 화면에 띄워 상대방과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해외 화상통신 업체인 라이프사이즈와 출시한 화상회의 서비스의 시연 장면이다. 모바일 오피스 시대가 다가오면서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1,000억원 가량인 국내 화상회의 시장 규모는 앞으로 매년 20~30%씩 성장할 전망이다. 김 차장은 "어느 업체나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며 "5~10년 정도면 장소에 화상회의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이 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를 타고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라이프사이즈와 손을 잡았다. 이미 50여개 기업이 LG유플러스ㆍ라이프사이즈의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KT는 시스코ㆍ폴리컴 등의 국내 총판 역할을 도맡고 있다.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출장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사내 교육도 수월해진다. 예를 들어 새로 개발한 제품과 관련된 사내 교육을 실시할 때 일일이 찾아갈 필요 없이 화상회의 시스템만 켜면 된다.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 근무에도 유용하다. 언뜻 화상회의나 영상통화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화상회의 서비스의 부가 기능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같은 문서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메모나 밑줄 등을 표시해주는 전자칠판 기능 등은 기본이다. 리모콘으로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비추는 카메라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회의 중 지정한 참가자와 은밀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 회의 시간을 예약ㆍ제어하는 기능, 회의 내용 녹화ㆍ재생 등도 가능하다. 지난 수 년 사이 화질은 30만 화소급 SD에서 100만 화소급 풀HD로 발전했다. 시스코의 경우 최대한 같은 회의실에서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도록 화상회의가 열리는 각 공간의 인테리어 공사까지 도맡아 처리해준다. 서울에 있는 회의실과 부산에 있는 회의실의 풍경이 똑같도록 의자 배치까지 신경 쓴다는 것. 또 화면 오른쪽에 있는 회의 참가자가 이야기할 때 오른쪽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나오도록 해 현장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물론 모바일 오피스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폰ㆍ태블릿PC로도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인터넷전화ㆍ인터넷TV(IPTV)ㆍCCTV 등으로도 연결해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온라인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기술도 적용돼 동영상 재생이나 회의 녹화 파일 저장도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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